나의 이야기

격자 창문 무늬

걸상 2008. 5. 7. 09:47

 

 경은재 사모님께서 방바닥 도배를 가르쳐주기 위해 오시면서 

예쁜 창호지를 가지고 오셨다.

격자 창문에 발라서 예쁜 무늬를 만들어 주셨다 얼마나 멋스러운지...

 

지난 월요일 부터 할머니 방을 한지로 도배를 하고 있다.

남편과 둘이서 경은재 사모님의 조언을받아 도배를 같이 해보니 얼마나 힘이 드는지...

남편은 며칠 동안 벌을 서고 있는 느낌이 든단다.

역시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하는 방법도 학교적이며 교사답다.

 

한지로 도배하는 일이 얼마나 멋있고 정교하며 신기한지 옛 조상들의 지혜로움이 느껴진다.

냄새나는 할머니 방이라고  잘 들어가지 않으려 했었는데 둘이서 며칠동안 도배를 하며 난리를 치니

식구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좋다.

직접도배를 하니 애착이 많이 간다.

또 내 생애 속에서 한지 도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하고 만족 스럽다.

 

어제는 18년동안 쓰지 않았던 기타를 사장님께서 고쳐 주셨는데

아침에 일어난 작은 아이가 제일 큰 관심을 보인다.

아침에  아이와 함께 등교하는 차안에서도 집에서 들었던 방송을 연결하여 듣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되니 참 놀랍다.

참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우리를 이토록 급변하게 하는지 참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의 감정을 다룸에 있어서 순간 순간 차분하게 정리 해 주는 것 같다.

때로 업 치켜 주기도 하고 순화 시켜 주기도 하는 그런 느낌이다.

 

시험 기간 이어서 짬이 있었고 

나이가 적당이 들었기에 한지 도배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된 여유로움이 있다는 것이 또 감사하다.

곁에서 도와주며 격려해 주는 오랜 친구같은 경은재의 두분이 있어 역시 행복하다.

요즈음은 뜻밖의 행운을 얻은 느낌을 갖게 되는 순간들의 연속이다.

 

두분이 도배 숙제를 주시며 도배를 같이 하다 보면  정이 든다고 말씀하셔서 그런가 보다하고

밤 한시까지 도배를 했다고 학교에 가서 말하니

동료들이 하나같이 수해 당한 후 남편과 같이 도배하다가 이혼 할 뻔 했다며

이제  다시는 남편과 도배하지 않기로 결정 했다던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

운전연습과 도배는 남편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였다.

 

경은재 사모님의 격려와 지론에 늘 따르게 되니

'남들이 어렵다는 일도  아무일 없이 즐겁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뿌듯해졌다.

실지로 도배하면서 바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하며 힘든일을 함께 하였다는 동지 의식이 생겨

더 돈독해 질 수 있었다.

결혼 18주년을 맞이하여 도배도 같이 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마음속으로 장판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진 방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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