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이순신장군이 난중일기 쓰듯 했다.

걸상 2011. 1. 22. 00:56

오랜만에 딸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졌었던 일주일이었다.

남편도 여행중이어서 온전히 둘이서 푹 쉬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다가  아이의 요구로

큰 아이가 수능치던 전 후에 썼었던  블로그 속의 글을  소리내어 읽어 주었다.

목하 다이어트 중인 큰 아이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 퀼트에 집중하고 하고 있었다.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며 새삼스럽단다.

수능전날 자기가 막 울었었는데 엄마도 같이 울어 주었단다.

그 대목이 있는지 찾아봐 달라는 것이었다.

 

<엄마 정말 글을 잘썼네!>하며 추임새를 넣어주는 부분도 있었다.

 

어릴적에도 두 아이를 곁에 끼고 누워 잠자기 전에 하룻동안 있었던 일을

희민이와 희호로 이름을 바꾸어 이야기를 해주면 열광할 정도로 재미있어 하여

거의 매일 이야기 해 주곤 했었다.

남편이 약 4년간 이지방에서 가장 오지였던 하장고등학교에 다녔었던 적이있었다.

주 중에 한번만 집에 왔었던 시기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더욱더 집중 할 수 있었다.

잠자기 전에 꼭 책을 읽어 주었고 하루 중 있었던 일을 이야기로 만들어 들려 주었고

꼭 기도하고 재웠었다.

자신이 살아 온 하루의 삶을 객관화시켜 이야기로 듣는  일은 재미있게 느껴졌었던 것 같다.

 

<엄마! 어쩜 그렇게 자세하게 썼어?>

<마치 이순신장군이 난중일기 쓰듯했네!>한다.

귀에 확 들어오는 표현이다.

"아빠가 수능시험전이나,면접시험전마다 깨알같은 팁(tip)을 알려주셨구나!"한다. 

그 당시 감정이 물밀듯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글을 썼었던 나도 감회가 새로웠다.

 

고3이 되는 작은 아이의 일도 자세하게 써 주고 싶어졌다.

한 때는 하루에 200명이상의 방문객이 있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왠지 작은 아이를 위해서 꼭같이  해주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히게 만들었다.

갑자기 글을 쓰고 싶어지기도 했다.

 

무엇이든지 귀한 첫 경험을 주었던 큰 아이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났다.

기쁘게도 그 경험들이 부모된 나와 남편에게 늘 만족감을 주는 귀한 것들이었다.

 

일기를 다시 읽어본다는 것은 참 귀한 일이다.

일기는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해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모든 인생은  기록으로 남겨도 될만큼 충분히 드라마틱한 것임이 분명하다. 

 

영재를 판별함에 있어서 충족되야 하는 조건이있다고 한다.

과제  집착력, 창의력, 리더십  이 세가지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한다고 한다.

이세가지 능력이 상위15% 정도안에 있어야 되는데 이 세개 중의  한 가지가 상위 2% 이내어야한다고 한다.

딸 아이가 퀼트를 만지면서 자신에게는 과제 집착력이 있는 것 같단다.

순간순간 그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너무 재미있단다.

 

작은 파우치가 정말 귀엽고 갖고 싶은 정도이다.(하루종일 걸려서 만든것이다.)

엄마 생일 선물로 키와 핸드폰,작은지갑을 넣을만한 손가방을만들어 달라고 하였더니 허걱한다.

손끝이 너무 아파 자신이 없단다.  

 

작은 아이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도 만들었다.

고3인 작은 아이가 과제 집착력이 생기길 기도하였다.

큰 아이는 제도권에 절대적으로 순종하였었던 아이라면 작은 아이는 대안학교에 갈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기 자신의 방법대로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어쩜 그렇게 다른지...

 

작은 아이는 제도권 교육의 핵심에 있는 아버지에 반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공부하는

모습을 반영하고 싶은 가보다.

 

작은 아이는 창의력과 리더쉽이 있어 보인다.

공부하려고 마음을 다잡은 것은 사실이다.

지속적으로 지구력을 갖고 임해주길 기도한다.

 

차를 같이 타고 오는데 내 팔을 슬쩍쳐서 <운전하는 엄마를 건드리면 둘다 죽을 수 있다>고 말했었다.

작은 아이왈 엄마 인생은 하나님께서 거의 다 쓰셨지만 자기인생은 아직 사용하셔야하기에 자신은 걱정 없단다. 기가 막힌다.

왜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차츰 공부를 해가면서  가슴 깊은 곳부터 시작하여 서서이 차오르는 진실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뒷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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