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 4

엄마의 양산

너무 더워 거추장스러워 사용하지 않던 모자나 양산은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요즈음은 양우산이라고 하여 겸용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선생님들과 모임에 함께 가기 위해 길옆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햇빛이 따가워 양산이 꼭 필요했다. 현관에 있던 엄마의 양산을 들고 갔다. 엄마가 사용하시던 것이었는데 정말 멀쩡하였다. 누가 사드렸는지 모르나 언니들이나 동생은 항상 최고로 좋은 것을 엄마에게 사드렸었다. 기다리면서 양산을 자세히 살펴보니 협립에서 나온 KS마크가 있는 것이었다. ‘역시 우리나라 것이 최고구나!‘ 싶었다. 족히 오십 년은 된 것 같은데 이렇게 견고하고 수명이 길어 정말 놀랍다. 물건의 생명력은 지속적인 사용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사용하게 되었으니 질긴 생명력이 놀랍다. 역대우림지역 같은 ..

카테고리 없음 2025.07.25

강원도 옥수수

남편이 올해는 옥수수를 열대정도만 심었단다. 수확을 하여 삶았는데 얼마나 달고 부드럽고 맛있는지 정말 행복했다. 옥수수는 한대에서 꼭 하나만 나온단다. 열개정도만 수확하니 얼마나 소중하게 여겨지는지 모른다. “당신이 수확한 농산물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라고 하니 신선함의 차이인 것 같단다. 밭에서 가져오자마자 껍질을 까서 삶았으니 최고의 맛일 수밖에 없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7.23

노년예찬

교과서에 청춘예찬이라는 글을 처음 대했을 때의 생각을 잊을 수 없다. 살아가면서 마음 한구석에 청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늘 부러워하며 묵상하곤 했었다. 그런데 인간은 간사하고 자기중심적인 것 같다. 뚜렷한 이유 없이 내 것이어서 무조건 좋아지는 것처럼 현재가 가장 좋아지곤 한다. 그 깊은 기저에는 감사함에 넘쳐서이기도 한 것 같다. 얼마 전 나에게 공부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께서 생리가 끝나 여성성을 잃어 가는 것이 두려워 호르몬약을 먹을 것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였었다. 무언가를 잃는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여성에게 폐경은 자유로움이며 잃었다고 생각하며 상실감만으로 살기엔 남은 인생이 너무 길다고 말해 주었다. 길고 긴 인생의 또 다른 삶에 대한 행복한 기대를 가져야 한다고 말이다. 아이를 돌보..

카테고리 없음 2025.07.23

열무김치

아직도 내게 있어 가장 큰 화두는 김치다. 물론 오늘 접영을 처음으로 제대로 배웠는데 앞으로 나아가지지가 않았다. 현시점에서 가장 큰 걱정은 역시 수영인 것은 사실이다. 남편이 비 온 뒤 쑥 자랐다며 부추를 잘라 왔다. 얼마나 부드러운지 먹기에 딱 알맞았다. 또 꽃대가 올라오기 전이어서 최고로 맛있는 순간이어서 김치를 만들면서도 기대가 되었다. 열무도 사 왔어서 밤 열두 시가 넘도록 김치를 담고 나니 온몸에 땀범벅이 되었다. 에어컨이 있는 안방에서 나가면 열대우림지역 같다. 열기가 충만한 곳에 뚝 떨어진 느낌이 들곤 한다. 부추를 저녁 내내 다듬어서 씻고 나의 모든 열정을 다 쏟아 집중하였다. 두 가지김치를 다 만든 후 씻고 나니 글을 쓰고 싶어져 내 블로그에 들어왔다. 마침 냉동고 홍시가 있어서 반가웠..

카테고리 없음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