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알리오 올리오

걸상 2010. 1. 13. 14:33

우리 동네는 난청 지대인지라 집집마다 유선을 달아야만 한다.

우리 집에는 유선을 달지 않아서 MBC나  SBS가 나오지 않는다.

큰 아이가 엄마가 좋아 할만한 드라마라며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주어 열심히 보고 있는 드라마가

파스타다.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노라니

남의 일 같지가 않고 주마등처럼 지나간 일들이 생각나면서 정말 재미 있었다. 

새로운 드라마에 익숙해지지 말자고 선언하였었던 남편까지도 졸지에  그 매력속으로 빠져들었다.

당신은 교사여서 공부의 신을 의무적으로 보긴 하지만 재미는 파스타가 훨씬 재미있다며

졸지에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시청시간대를 맞출 수 없어 남편은 한회당 1,000원을 주고 다운 받아 보고 있는데 오래 간직하여

두고  오랫동안 음미하며 보고 싶은 드라마라고 고백하였다.

 

 

첫 회가 끝나고 큰 아이가 만들어 보고 싶다며 검색을 하여 재료를 뽑고 난 후 

나와 함께 홈플러스에 가서 파스타 재료를 다 사왔다.

마침 일본에 다녀오신 집사님이 가스오부시도 사다주셔서 재료가 완벽히 갖추어 졌다며 만들어 보고 싶은

파스타의 리스트를 작성하였다.

 

결국 딸 아이는 알리오 올리오를 세번이나 만들었다.

오늘 점심 때에 만들어 주는데 얼마나 맛이있는지....

스파게티면과 마늘,파마산치즈,후추,소금,올리브유가 들어가는 재료전부 인데도 담백하다.

인터넷과  집에 있는 책을 통해  만드는 법을 알아내고

또 직접해보며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노하우가 느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식에 대한 우리 아이들의 열정 만큼은 나를 닮은 듯하다.

방학이어서 큰 아이와 함께 있는 즐거움을 아이의 요리솜씨로 새롭게 누릴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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