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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고등어 조림

남편이 고등어조림이 먹고 싶단다. 시레기를 밑에 깔고 조림을 만들었다. 지난주에 떡볶이를 만들어 먹을 때 멸치육수를 내 두었던 것을 사용하였다. 어느 순간부터 흙냄새가 섞인 비릿한 고등어 냄새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닷가에 살지 않았던 나는 꽁치와 고등어가 가장 익숙한 생선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가 만들어 주어 어린시절에 먹었던 음식이 그리워진다. 남편도 어머니께서 종종 만들어 주셨었던 고등어 조림이 먹고 싶었던 것 같다. 한손을 샀어서 한마리가 더 남아 있는데 시레기를 다먹어 호박이나 감자를 깔고 조림을 하여야겠다. 사실 어머니께서 통풍으로 고생을 하신 적이 있어서 식습관이 비슷한 남편이 고등어를 먹는 것이 걱정스러울때도 있었지만 가끔 한번씩은 괜찮을 것 같아서 만들어 주곤 했었다. 무언가 뒤엉켜..

카테고리 없음 2024.10.08

아이들

작은 아이를 위해 음식을 만들다 보면 문득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가 맛있게 만들었던 만두, 찰밥, 육개장, 가지무침, 고추무침들이 생각난다. 닭구이조림도 잊을 수 없는 음식이다. 결국 독립을 하게 되었지만 서로를 그리움으로 묶는 것 중의 하나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가족은 음식으로 엮어진 운명공동체였다는 생각이 든다. 대사 이상으로 생기는 질병들은 유전적이 요소만큼이나 대부분 식습관에 의해 생긴다. 부모가 많이 먹인 음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큰 언니의 손주들이 자기나라에 살때는 밥을 먹지 않고 컸는데 언니네 집에 와서 밥을 맛있어 하고 그렇게 편안해 하더라고 하여 신기했었다. 어려서 모든 음식에 대해 열린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닐텐데 밥이 주는 포근함을 아이들이 좋아 하였..

카테고리 없음 2024.10.08

뮤지엄 산

춘천에서 오는 길에 원주의 뮤지엄 산에도 갔었다.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정말 행복했다. 비가 내려서 비치되어 있는 우산을 쓰고 전시공간까지 가야 했다. 건물이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이었다. 물 위에 떠있는 느낌이 들어 멋있고 아름다웠다. 화살나무가 단풍이 얼마나 아름답게 물들었는지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아마도 주인장이 소장하고 있는 특별한 작가의 작품을 항시 전시하는 곳 같았다. 부슬 부슬 비가 내리는 것조차도 연출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여섯 시가 관람마감 시간이었는데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가는 무리가 모두 그 공간의 아름다움에 취해 최대한 천천히 나가고 싶어 걷는 모습이 너무 느려 슬로비디오로 찍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쇠라의 그랑자드 섬의 일요일 오후 속의 사람들처럼 여겨질 정도였다. 그 순간 시공..

카테고리 없음 2024.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