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기도 하지만 이를 치료하면서 발치 후에 뜨거운 음식을 먹지 않아야한다고 해서 계속 냉커피를 만들어 먹었다.
이젠 잇몸을 위해서라도 거의 모든 음식을 차겁게 하여 먹는다.
그런데 얼음 얼리는 그릇이 깨져 버려 어제 홈플러스에 가서 사왔다.
물건이 얼마나 기능적으로 잘 나왔는지 덮개까지 있어 얼리기도 편리하고 얼음도 잘 떨어진다.
하트무늬로 얼리는 것도 하나 사왔는데 얼마나 멋질지 기대가 된다.
오늘 점심을 먹은 후 큰 아이가 냉커피를 만들어 주었다.
얼마나 맛이 있는지...
복이라고 훈제오리와 야채를 볶아서 먹엇더니 입 안이 텁텁하던 터였다.
일본의 유명한 바리스타가 한여름에는 냉동고에 원두커피를 넣어두었다가 만들어 먹는 것이 더 좋다고 하였다.
커피도 냉동고에 넣어 두었다.
서버에 얼음을 꽉채운 뒤 커피를 내리면
내리는 즉시 차거워지면서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빼낸 냉커피와 다른
커피 본연의 쌉쌀한 맛과 그윽하고 날카로운 향이 배어있어 각이 다 살아 있는 냉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젠 얼음을 맘 놓고 먹을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원두커피 만원어치를 사놓으면 꽤 오래 먹을 수 있다.
결국은 내가 주로 먹지만 말이다.
그래도 큰 아이와 함께 먹으면 즐겁다.
방학인데도 같이 밥먹는 시간이 많지 않다.
내가 대학땐 무조건 엄마집으로 내려갔었다.
큰 아이도 2학년때 까지만 해도 집에 내려와 있었다.
이젠 자기의 영역이 오히려 이곳이 되어 버렸다.
올해와 같은 해가 또 있을까 싶어진다.
내가 직장에 다녔었더라면 이런 결정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이렇게 아이들에게 집중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이십년 만에 만난 강익이가 나보고 헬리곱터 엄마라고 놀리긴 했었지만 말이다.
비가 오니 커피를 한번 더 내려 마셔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