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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김치를 후다닥 다섯 가지를 만들었다. 남편이 스스로 밥을 챙겨 먹기 좋으려면 미리 만들어 두어야 했다. 무와 배추, 깻잎, 오이를 사 왔다. 부추는 아침에 남편이 밭에서 잘라왔다. 정성을 다해 김치를 만들어서 뿌듯해하고 있는데 생강을 빠뜨리고 넣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얼른 생강을 씻어 얇게 편으로 썰어 만들어 놓은 김치 사이사이에 넣었다. 생강이 주는 상큼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생강은 가루나 즙을 넣는 것보다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생강자체가 함께 들어가면 그 존재 자체로 오랫동안 생강맛을 내어 준다. 며느리가 한국사람이 왜 매끼마다 짜고 맵고 신 김치를 먹는지 몰랐단다. 그런데 우리 집에 와서 김치를 먹어보니 짜지도 않고 맛있어서 자신도 김치를 매끼마다 먹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김치를 만들어 보내 ..

카테고리 없음 2025.04.17

안과

3개월 만에 남편의 안과에 왔다. 검사하는 과정에서 관리를 잘했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칭찬을 해주어 감사했다. 남편이 스스로 나름의 관리 노하우를 체득한 것 같이 서다. 시력도 좋아서 깜짝 놀랐다. 남편이 “언젠가 우리도 아버지처럼 시력이 나빠지겠지만 청력이라도 아끼자!”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당신은 청력에 문제가 있으니 서로 보완하며 살아가자”라고 말해 웃음이 나왔다. 결국 우리 둘 다 눈이 서서히 멀어 가고 귀가 먹어 갈 것이다. 아버지나 시 할머니, 그리고 엄마의 사셨던 모습을 가까이 보아왔기에 탄력성을 가지고 우리 앞날을 계산해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수영을 강습받을 때면 귓속에 물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기능적으로도 잘 들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곁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늘 ..

카테고리 없음 2025.03.06

카레

명절에 만난 고모가 준 일본카레가 있어서 오랜만에 카레를 만들었다 양파를 충분하게 볶아 주었더니 얼마나 단맛이 많이 나는지 걸쭉하게 만들었는데 남편이 카레만 먹어도 정말 맛있다고 난리다. 카레에 넣으려고 준비하였던 채소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이번에는 시금치도 있어서 카레국수준으로 만들어 주었는데 남편이 정말 좋아해 주었다. 교회수련회때 처음 먹어 보았는데 당신과 카레는 잘 안맞는 것 같다고 늘 말했어서 남편을 위해서는 만들어 주지 않았는데 나이드니 입맛도 변하는 것 같다. 치매에도 좋다고 하니 자주 만들어 주어야겠다. 라클렛을 만들어 먹고 남은 채소들이 많아서 또 카레국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 같다. 맛에 대한 고정관념도 사라지는 나이들음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하다.

카테고리 없음 2025.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