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친해졌지만
우리학교에 발령받아오셔서
보건실에서 우연히 만나 처음 대면한 날
상담실 선생님이 하신 첫마디가 늘 잊혀지지 않는다.
<아들 잘 키워야 해요.
쉽지 않아요 남자들은 여자아이들 보다 관리가 필요한것 같아요.>
명심할께요 하고 답했지만
5년이 지난 뒤 지금 내 모습은 여전히 실패한 것 같은 모습이다.
그 선생님이 대학때 교수님께서 직장생활 하는 여자들은 <억센 년>이라 했다며
그 말씀이 맞는 것 같다고 하신다.
같이 산에 오를때면
그래 우리는 <드센 년>이다.
하고 말씀 하시곤 한다.
얼마나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는지 평생 그렇게 살아 왔다고 푸념을 늘어 놓으시곤한다.
어떤 선생님은
신혼 초엔 빨래터에 빨래하는 아낙들을 보며 출근 할때면
너무 부끄러웠었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 미친 듯이 밥해서 아이들 챙겨보내고
아이들이 아플 때는 세수도 제대로 못 할 때도 있었다.
반찬거리 사와서 저녁밥챙겨 학원에 보내놓고 집안정리하고 그렇게 보낸세월들이
명퇴하시고 나니 주마등 처럼 지나간 삶들이 억울한 생각이 들더라고 말씀해주시는
선생님도 계셨었다.
가장 바쁜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다.
그러나 너무 에너지를 소진시키지 말아라! 어느 순간에 지쳐버린다.고 충고 해 주신다.
아픈아이를 학교 보내놓고 선생님께 전화 하며 울던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요즈음 맞벌이 하는 신세대들은 집안 일도 동등하게 나누어
당당하게 일하는 모습이 부럽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당신딸이 당신과 똑같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시단다.
독하게 살지 않으면 살아 남을 수 없었다고...
물론 직장이 있었기에 누린 것도 많지만 늘 헐떡거리며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직장 10년차 이상인 분 들은 역시 노하우들이 있어서 직장생활과 가정, 자기관리리도
너무 잘 하시는 것 같다.
늘 정돈된 모습이다.
나는 아직도 허덕거린다.
언젠가는 우울증이 걸린 것 같아 인터넷에 들어가 테스트를 해보기도 한다.
엄마가 바쁘니 딸들은 엄마의 모습이 모델이 되어 열심히 살아주는데
아들들은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방임형)
그런데 그 책임은 모두 엄마에게로 돌려진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들의 남은 시간 5분도 체크하며 예리하게 관리해 주는데
나는 늘 아이들 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나도 모르게 너그러워지는 나를 발견한다.
어제도 남편과 아들 문제로 다투었다.
사람 구실하도록 키워주어야 하는데 컴퓨터 놀이에만 빠져있고 열심히 집중하지 않는다며
잔소리 하다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 시키고 말았다.
연구부장이며 고3담임인 남편 에게
아이 관리를 제대로 안 해준다고 투정을 부렸으니 싸움이 날 수 밖에 없지!
<내 탓만 하지 마! 당신도 모임이 있어 저녁약속이라며 늦게 들어 오곤 하잖아!>
<<사춘기인 지금은 엄마보다는 아빠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고!>>
서로의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어떡해 잘 지켜주자는 것인데
싸움이 유치하게 흘러버린다.
작은 아이의 저녁시간을
좀 더 안정되게 스스로 공부 할 수 있도록 관리 해주도록 힘써야 겠다.
자신이 공부의 필요성을 알아서 해 주어야 할텐데 하고 늘 걱정이다.
어제는 좀 더 엄위로운 목소리로
호야 이젠 스스로 네 앞 길 헤쳐나아가야지! 하며 게임을 중단 시켰더니 얼른 알았단다.
아이 자신도 잘 안되는 일 인가 보다.
함께 기도 하며 노력해 보아야지....
아이에게 올인 해야하는 것이 게임이 아니고 공부임을 알아가도록
나도 아이에게 올인해주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