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을 방학동안 짜지 않아서인지
영 맘속에 꼭 드는 식단이 나오지 않는다.
영양사의 일중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일은 식단짜기이다.
24시간 일하는 느낌을 갖는 이유는 하루종일,아니 잠잘 때 조차도 메뉴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조리할 메뉴중에 재료가 빠지지 않았는지,
요리팁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 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주를 아픔으로 품어 만드는 조개와도 같은 고통스러움이 늘 나와 함께한다.
전체 메뉴의 조화와 피급식자가 밥을 먹을 수 있는 메뉴인가를 늘 고민한다.
매일 매일 먹는 음식이지만 목숨을 건, 또 피를 말리는
영양사의 산고와 같은 고통의 산물이라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다.
물론 조리관리도 영양사의 몫이다.
그날 위생적으로 시간적으로 무리없이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을지를 계산 해야한다.
행정실에 이야기하고 보건실에서 보건증을 찾아오면서 서점에 들러 지나간 잡지라 권하지 않는데도
8월 <쿠켄>과 <행복이 가득한집>과<사찰요리> 책을 사왔다.
그 책을 읽으며 사무실에 있는다른 책을 함께 읽으며 그래 비빔밥을 해보자
열무김치를 담아서 시원하게 만든 여름 비빕밥을 .....
나물을 아이들에게 숨겨줄 수 있도록 말이야!
월요일 부터 생각하며 정리해 온 다음 한 주간 식단이 완성된 느낌이다.
옆의 학교 선생님이 자기도 식단을 다 짰다고 전화가 왔다.
서로 적으며 코멘트를 해준다.
<<수요일 식단이 다 하얀색이네요 화요일 국이랑 국을 바꿔봐요>>
<그래 맞아 이렇게 바꾸니 더 조화롭네요>
지금부터 식품양과 종류 그리고 돈을 맞추어 품의 를 해야 한다.
<<잊을 수 없는 밥 한그릇>> 에서 신경숙씨가 쓴 글 중에서
누군가를 위해 요리 해 볼 수없는 남자들은 불행한 것이라며
손끝이 간잘간질해질 정도로 해보고 싶어지기도 하며
즐겁기도 한
음식 만드는 일이
결혼하고 나면
창조적인 일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어서
큰 기쁨이기도 하지만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닌
매일 밥상을 차려야 하기에
<<음식을 만드는 것은기쁨보다 노동이다>>라는 표현에 절대적인 공감을 느꼈다.
묵묵히 재래식부엌에서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 끊임없이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가족에게 음식 먹이는 일로 전 생애를 사신 자신의 어머니의 눈물에 대한
마음이 복받치는 감격을 그려내었다.
그렇다
비록 단체급식이지만
어머니의 그런 마음으로 밥을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한번 이상은 생선을, 유제품을,과일을 넣어야지.
발아현미쌀을 매일 먹여야지.
잡곡도 매일 먹이자.
이아이들이 머언 훗날 자기가 주부가 되었을때, 나이 40이 넘었을때에
중학교때 급식이 따뜻하였다고 그래서 그립다고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맘으로....
오늘도 조바심치며 식단을 생각한다.
컴퓨터에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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