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여초공방

걸상 2012. 6. 25. 00:03

오는 길에 여초공방에 들렀었다.

지난 겨울에 아내를 위해 온돌방을 만드시겠다고 기초를 놓고 계셨었는데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 참 궁금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보니 정말 멋있는 공간을 만들어 연출해 놓으셨다.

5.8평정도의 공간인데 두 부부가 사시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얼마나 아름답고 부럽던지...

아내가 원하는 공간을 손수 그렇게 뚝딱 만들어 주시다니...

나이가 들면 나도 그렇게 작은 공간에서 소박하게 살고 싶어졌다.

한지로 도배를 하였고 오래된 풍금도 새 나무를 이용하여  다 개조해 놓으신 것도 신기하였다. 

 사모님 만의 작은 공간속에 당신만의 소꼽놀이들이 얼마나 많던지... 부부가 살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작은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 느껴졌다. 천연재료를 사용한 벽과 자연이 주는 기를 받을 수 있는 옛날 우리조상들의 공간과도 닮아 있었다. 

 생활자수를 배우고 계셨다.나도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배우고 싶었다.

 홈질로 연습을 많이 해두어서 이제는 가능 할 것 같아 보였다.

 한 학기만 배우셨다는데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작품 수가 참 많았다.

 사모님이 해주신 까실까실한 잡곡이 들어 간 된밥이 늘 인상적이다.

 남편은 그 밥이 너무나 좋단다.사모님만의 그 겉절이가 또 각별하다.

 졸지에 나에게도 숙제가 떨어진 느낌이었다.

 밥물을 그렇게 맞추기 위한 .... 

 늘 멋진 저녁상을 베풀어 주시니 갈때마다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미안하고 감사하다. 

 

두 부부만 사시기에 '우리도 언젠가 나이들면 그렇게 살겠거니!'하며 살피게 되곤 했었다.

'정말 서로 충만하게 사랑하시며 사시는 구나!'를  느낄 수 있었서 우리부부에게도 참 큰 도전과 위로가 되었다.

소박하고 활기차게 삶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는 우리로 하여금 새 힘을 얻게 하곤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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