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고봉암길

걸상 2009. 8. 11. 15:06

오랜만에 고봉암에 갔었다.

어제 원주까지 다녀왔었더니 너무 힘들어 광진산으로  운동하러 가기가 싫어졌기때문이었다.

광진산에 가서 한 시간 반 운동을 하는 것보다 큰 맘을 먹으면 고봉암에는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같이 가자고 전화를 했더니 모두들 흔쾌히 응해주셨다.

 

지속적으로 비가 내린 뒤여서 그런지  내려올때까지도 안개가 그대로 걷히지 않은 상태였다.

마치 꿈속을 걷는 느낌이시란다.

역시 고봉암가는 길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친숙한 길을 걷다 보니 길이 마치 애인이기라도 한것 같은 다정한 느낌이 들었었다.

<바로 막다른 저길 끝에는 어떤길이 있었지?>하며 물어 보며 걷는다.

촉촉히 젖은 흙길이 역시 친절한 친구같다.

발을 너무나 편안하게 해준다.

고봉암길을 안개산이라 하는 이유를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안개를 친구삼아 걸었던 춘천을 그리워하게도 만들었다.

청춘이 그리워지는 순간이기도했다.

 

고봉암길은 워밍업없이 곧장 윗쪽으로 올라가게 만들어 주어 금방 운동한 효과를 보게되어 좋다.

땀이 비오듯하니 마치 찜질방에서 땀흘리기를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오르면서 모두 다 얼마나 예뻐 보이는지....  

온 몸이 이 구석 저 구석 다 아팠었는데 산의 맑은 공기속에서  

흠뻑 몸이 젖도록 땀을 흘려서 그런지 개운해졌다.

구비를 돌아설때마다 보이는 잔잔한 들꽃들도 너무 반갑다.

쭉쭉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칡덩굴,청미래덩굴,원추리,산도라지,마타리,모싯대꽃,싸리꽃,

둥글레잎의 싱싱한 모습....

우리 인생에  주어지는 작고도  사소한 그러나  의외의 기쁨들을  발견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꽃들이다.우리로 살만한  힘을 갖게하는 그런 작은 감사한 일들 말이다.

 

 

 

또 올게 잘있어!

 

오는 길에 함께 먹은 시원한 콩국수에 온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워졌다.

비가 내린다.

한번도 콩국을 만들어 본적이 없어 여쭈며 오늘 저녁에 꼭 만들어 먹여야 겠다고 하였더니 하룻밤정도는

물에 담구어야 가능하다신다.

아이고 창피해라.

항상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것만 먹어보았었다.

어째튼 이참에 도전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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