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무릉계곡

걸상 2009. 9. 11. 19:36

 무릉계곡에 갔었다.

 처음에는 산림욕을 하는데 의미를 두자고 출발하여 넓은 바위위에서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커피와

 유기농 포도를 먹으며 앉아있었다.신비한 바위들의 모습과 서로 성분이 다른 돌들이 오랜세월 속에서

 하나가 되어 엉켜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둘 다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깨닫게 된다는

 사실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온 김에 하늘문쪽으로 올라가자고 하여 하늘문의 계단길이 아닌 옛길로 올라갔다.

 마치 커다란 화면 속에서 보는 듯한 맞은편 산의 위용도 감격스럽지만 먼 산의 끝부분이 하늘과 맞 닿아서

 만들어 내는 선이 바다의 그것과 비교되면서 역시 너무 멋이있었다.  

 산과 하늘,하늘과 바다가 만날때는 색깔이 서로 닮아 있다.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아득하고 너무커서 전체적인 산의 실루엣을 다 볼수는 없지만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바라고보고 있다.

 카메라에도 담아 보자 싶었다.

 그러고 보니 무릉계곡에 갈때마다 카메라를 가져갔어도 왜그렇게 사진을 찍게 되지 않았는지...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싶어 질때가 많아서인 것 같기도 하다.

   

 멀리있는 능선이 거의 직선에 가까와 보이는 것이 위로 올라가면 왔다갔다하면서 뛰어 놀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가자며 올라갔다.

 늘 산에게 반하게 된다. 그리고 용기를 얻게 된다.

 산에 오를생각을 하니 겁이 나는구나!

 또 한번 더 죽음을 각오하는 힘을 발휘하자.

 서두르지 않고 오르다 보면 어느 사이 목표지점에 와 있곤 하였었기에 더욱 더 그렇다.

 위로를 얻으며 좁아지려는 나의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들어 준다.

 나를 가두어 두려 하지 말아야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없다.

 사람이기에 때로 그럴 수도 있지! 하나님께서는 실망시키지 않으시지만. 

 나를 열어두자. 여지를 두는 그런 사람이 되자. 여지가 없는 사람은 발전이 없는 것 같다.

 나를 위해 충고하는 사람에 대해 최대한 수용하도록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탄력성을 가진 사람이어야지

 나와 타인을 있는 모습 그대로 용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마음 먹어본다.

 큰 언니는 결혼 상담하면서 이야기를 해보고 여지가 없는 사람과는 결혼 하지 말라고 권한다고 한다.

 말이 안통하는 사람과 살면 평생 고생하기 때문이란다.

 언니와 통화하면서 나는 여지가 있는 사람이었는지 반성해 보게 되었다.

 점점 더 멀리있는 산들의 모습이 늘 나를 설레이게 만든다.

 역사도 인생도 늘 겹쳐져서 구비구비 돌아가야 나타나지만 이렇게 하나인 듯하게 보여주시기에

 늘 조바심치며 원망하게도  되는 것 같다.나의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이 다른데도 말이다.

 산울림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으며 계곡을  한컷...시냇가에 심기운 나무의 그 청청함을 느껴본다.

 산이 있어 행복하고 함께 하는 이가 있으니 행복하다. 너무 맛이 있어서 또 행복하다.

 가족들에게 기운찬 모습으로 행복을 전하는 이가 되어야지 집으로 가는 길 차 안에서 마음이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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