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섬안 마을에 떡 방앗간집에서 음식점을 같이 하면서
연잎쌈밥을 만들어 점심시간에 먹을 수 있도록
음식점을 함께 열었다고 하여 박선생님과 함께 가보았다.
음식값도 저렴한 편이었다.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연잎밥에 대한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오늘 같이 가 보았다.
왠지 거미줄이 있고 고풍스러운 오래 된 방앗간일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깔끔한 현대식 떡방앗간이었고 찜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연잎쌈밥을 만들기가 쉬울 것 같았다.
위생적인 공간이었고 식당앞 정원도 돌들과 꽃으로 잘 가꾸어 놓았다.
식당앞에 펼쳐지는 경치도 정말 훌륭했다.
무릉계곡과 연결되는 산들이 멀리 보이고 환상적인 봄날의 싱그러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식당 이름이 섬시루이다.
이름도 내 맘에 든다.
방앗간과 함께 식당을 하는 아이디어가 또 참신했다.
두 시간전에 예약해야만 해서 아침 일찍 해 둔 터였다.
재량휴업일인 남편이 아침에 창문으로 내다보니 자전거 바구니 속에 테니스 라켓을 올려 놓았기에 자전거로 출근하였는 줄 알았었다.
덜컥 약속을 해 놓았는데 남편이 차를 가지고 출근해 버린상태였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남편의 차 운전석쪽으로 누군가가 차를 부딪혀 긁고 도망쳐 버린 흔적이 있었다.
문짝 두개를 교환해야만 할 정도로 많이 망가져있었다.
견적을 뽑아보니 100만원이 넘어 보험처리를 하고 수리쎈타에 맡겨져있는 상태이다.
어제는 자전거로 이동을 하였었는데 오늘은 테니스를 치고 싶어서 장비를 다 가지고 가려니 차가
필요했었던 것 같다.
나보고 버스를 타고 가란다.
다행히 선생님이 데리러 와주셨다.
빵도 만들어 파는 커피 숍(이도동에 있는)에도 데리고 가 주어 참 행복했다.
돌아오는 길에 삼척에서 장도 같이 보았다.
또띠아도 사고 치즈스틱도 사고 고기도 함께 샀다.
마음맞는 사람끼리 같이 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옛날에는 신 선생님과 함께 보곤했었는데...
오늘은 드라이브를 하며 또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인상 깊었던 대화는
남편을 향해 너그러워졌다는 말이었다.
옛날에는 아이를 키우고 살림하였던 자신만이 더 힘들다고만 생각했었단다.
남편에 대해 늘 냉정했었단다.
자신보단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더란다.
토요일에 일요일에 잠만 잤었던 남편을 이제는 전적으로 이해가 되고 내버려두는 지혜를 갖게 된 것 같단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도 부끄러워졌다.
남편이 금요구역모임이 있는 날 회식이 잡히면 <저녁먹고 빨리 빠져 나오라>고 잔소리를 하면
<<당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알잖아>>하고 말 해왔었다.
<맞아 그렇지> 하고 수긍을 해주면 기분좋게 모든 것들을 잘 정리하여 늦더라도 시간에 맞추려고 노력하곤한다.
빠질 수 없는 상황같은 것들을 같이 이해해 줄 수 있게 된 것은 아마도 같이 직장을 다니며
그 속에서 있어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가 들어 서로를 향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커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선생님과 금요일날 보고 또 만나는 것인데도 늘 새롭다.
1인양을 적당하게 잡아서 만든 연잎쌈밥, 떡국과 함께 나왔다.
봄철이어서 갓 나온 마늘잎볶음과 갓 나온 배추와 무를 섞어 푸짐하고 슴슴하게 만든 김치가 인성적이었다.
양념발라 구운김과 같이 나와서 먹고 나니 양이 충분했다.
최소한 4인분을 주문해야 했었는지 둘이서 먹고 이인분은 싸서 가져온다고 하였더니
싸가는 것은 3,000원을 받으셨다.밥알이 살아있으면서 고슬고슬하고 맛이 있었다.
비릿한 연잎향이 현기증이 생겨 어지러울 정도로 나를 황홀하게 만들었다.
꿀떡과 스폰지처럼 폭신폭신한 케익떡을 사왔다.작은 아이가 단숨이 다 먹어 버렸다.
아이도 좋아해주니 감사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