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휴가를 받았다고 하니 같이 산행가자고 하셔서 쉰움산을 가기로 했었다.
지난 토요일부터 광진산을 다니며 위밍업을 하였었는데도 온 몸에 땀이 흐르는 것이 버겹게 느껴진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왜이렇게 고생하며 오르는가?>
몇십번이나 일어나는 후회의 마음을 달래며 올라갔다.
이년 동안 거의 산행을 하지 못했었다.
눈덮인 겨울 쉰움산도 좋았었는데 여름산 역시 아름답다.
산을 오르기까지 초입부분이 길었으나 중턱의 바위가 넓은 곳까지 올라가 점심으로 싸 온
연잎쌈밥을 먹고 나니 힘이 솟는 것 같았다.
단련이 되었는지 몸이 풀렸는지 그 윗부분은 쉬운 느낌이 났다.
그런데 새로운 곳으로 가보자신다.
길이 없는 곳을 만들어 쉰움산을 거의 다 올라간 곳에서 반대편 오른쪽으로 다시내려갔더니
교과서에 나왔었던 큰 바위얼굴과 닮은 바위가 나왔다.
턱은 아그립바가 아니었으나 이마 만큼은 아그립바를 닮은 모습이었다.
같이 가신 선생님께서 그 윗부분에 앉으셔서 사진을 찍어 보여드렸더니
곁에 계신 선생님께서 자연속에 사람을 그려넣은 그림을 점경화라며
제대로 된 점경화라시며 감탄하신다.
대자연이 그리고 사람이 늘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 같다.
<이래서 또 산에 오르게 되는구나!>
또 오고 싶은 갈망을 느낀다
우리들만의 절대 공간인줄 알았는데 유리 조각이 있었다.
함께 공유하는 공간에 이런 것이 버려져 있었다니...
허리를 곧게 쭉 자세도 아름다우시다.
사진을 올리고 있는 지금도 온 팔이 다리가 욱신거리는 데도 쾌락을 느끼는 즐기고 싶은 통증이다.
역시 등산은 중독성이 있다.
바위위의 무당벌레 색깔이 너무 곱다.
잠자리의 낙원이라 할 정도로 잠자리들이 너무 많이 날아 다녔다.
바위틈에 고인물이 있어 수채들이 살수 있어서 그런것 같다.
잠자리를 보고 있노라니 긴장감을 갖고 40도 각도로 다리를 에쁘게 모아 뻗은
도마를 하는 체조선수를 연상시킨다.
이곳에서 하룻밤정도 잠을 자고 가고 싶을 정도로 푹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동해와 삼척의 무게 중심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큰바위 얼굴의 윗부분을 바라보니 마치 하늘정원 같았다.
세그루의 소나무가 정겨워 기대고 싶었고,
바위와 잘 어우러진 구름이 환상이었으며 멀리보이는 바다가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역시 여자들의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 연출된다.
보온병에 떠온 뜨거운물로 나름대로의 차를 즐긴다.
이곳에서 마시는 황차 맛이라니...
또 보고 싶은 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니 역시 행복해 진다.
속세를 떠난 느낌이 드는 곳에 서니 마음이 순수 그자체가 된 것 같다.
내려오는 계곡에 발을 담구고 세수를 하니 뼈속까지 시리다고 말할 정도로 물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