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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각무침

남편이 고구마 줄기와 호박을 나눔 하였는데 박집사님께서 노각을 선물로 주셨단다. 얼마나 반갑던지 순식간에 노각을 손질하였다. 서늘하고 깊은 맛의 노각을 맛보지 않고 이 계절을 보낸다면 너무나 아쉬울 뻔하였다. 노각이라는 식재료는 정말 매력적이다. 과하게 익은 열매들은 거의 모든 것들이 맛이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인데 유일하게 오이만큼은 더 매력적인 식재료로 변해 신기하다. 적당하게 익은 것이 아닌 과숙된 것임에도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늙었기에 드러내는 서늘하고 특이한 시원함을 어떻게 무엇이라 설명할 수가 없다. 재료 본연의 맛을 누리고 싶어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흰색에 가까운 은빛 연두색의 색감 그대로가 드러나게 무쳤다. 소금과 마늘 양파만을 넣어 주었는데도 정말 맛이..

카테고리 없음 2024.08.31

고구마 줄기 볶음

남편이 밭에서 고구마 줄기를 실험 삼아 잘라 왔단다. 네이버에 물으니 소금물에 15분 담그면 껍질이 잘 까진다고 하였단다. 조금만 볼의 물에 굵은소금 두 스푼을 넣어 잘 녹여 담가 둔 다음 십오 분 만에 꺼내어 껍질을 깠단다. 그리고 끓는 물에 딱 오분만 삶아 두었단다. 나는 마늘과 양파를 넣고 스텐 팬에 아보카도 오일을 두르고 색감과 깔끔한 맛을 위해 한살림 볶은 소금으로만 간을 하여 볶아 주었다. 자동적으로 머윗대와 비교하게 되었다. 서늘하고 아삭하며 섬유질이 작고 고운 느낌의 시원한 맛이 정말 좋았다. 안전한 공간에서 누군가와 소근 거리며 이야기를 하는 듯한 아늑한 맛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연한 연두색이 아름다워 식감만큼이나 우리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었다. 실험적으로 고구마 줄기를 가지고 왔..

카테고리 없음 2024.08.31

뭉크

뭉크의 그림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이다. 그에게는 그림이 일기였다. 어머니의 죽음을 그림 그림속에서도 자신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였다. 그는 늘 죽음의 공포를 가졌다. 1881년 17세에 그림으로 왕립학교에 입학한다. 죽기전까지 육십오년정도 작품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에게 그림은 자서전과 같았고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는 카메라였고 독백이었으며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토해내는 이야기와 같았던 것 같다. 뭉크의 그림은 우울하여 싫다고들 하는데 나는 오히려 밝기만 했다면 싫었을 것 같다. 내가 한번만 보면 너무 아깝다고 한바퀴 더 돌자고 했는데 언니는 추우셨던 것 같다. 마지막에 동영상으로 전시되지 않은 그림들을 보여 주었던 공간에서는 의자에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 왔다. 덕분에 전시회의 분위기에 ..

카테고리 없음 2024.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