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고구마 줄기와 호박을 나눔 하였는데 박집사님께서 노각을 선물로 주셨단다. 얼마나 반갑던지 순식간에 노각을 손질하였다. 서늘하고 깊은 맛의 노각을 맛보지 않고 이 계절을 보낸다면 너무나 아쉬울 뻔하였다. 노각이라는 식재료는 정말 매력적이다. 과하게 익은 열매들은 거의 모든 것들이 맛이 없어지는 것이 다반사인데 유일하게 오이만큼은 더 매력적인 식재료로 변해 신기하다. 적당하게 익은 것이 아닌 과숙된 것임에도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늙었기에 드러내는 서늘하고 특이한 시원함을 어떻게 무엇이라 설명할 수가 없다. 재료 본연의 맛을 누리고 싶어 고춧가루를 넣지 않고 흰색에 가까운 은빛 연두색의 색감 그대로가 드러나게 무쳤다. 소금과 마늘 양파만을 넣어 주었는데도 정말 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