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예강다원

걸상 2007. 6. 4. 11:08

오후 두시에 출발하여 무릉계곡에 올라갔다.

약수터를 찾지 못해 길 없는 곳을 많이 헤메었지만,

신선봉에 앉으니 신록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방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추암의 바위와 바다로 둘러 싸인 곳을 절대공간이라며 아끼곤 했었는데

또하나의 절대공간에 온 느낌이다.

마치 신앞에 엄숙하고 겸허하게 서있는 듯한...

 

내려 올 때에는  계곡을 따라 돌을 밟고 내려오는데 얼마나 신나던지....

처음 따라 온 멤버가 힘들었었는데도 즐길만한 아픔이 온몸에 흐르는것이 중독성이 생길것 같다고 한다.

 

 

산을 내려와 예강다원에 들어갔는데

오늘 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알아서 해주신단다.

 

큰돌솥에 금방한 밥은 우리스스로 퍼먹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자리에서 급하게  만든 가자미 조림.

명이나물지.

속파낸 오이속에 무채와 홍피망을 채쳐 깻잎에 싸서 속을 채워 지를 담갔는데 적당한 간과 그 상큼함.

큰멸치와 마늘쫑조림.

버섯볶음.

더덕지 무침.

배추와 살짝 삶아서 넣은 연근을 함께 넣은 물김치의 그심심함과 시원함!

보통 연근은 끈끈한 느낌이 났었는데 얼마나 산뜻한 맛인지...

선물주신다며 만들어 놓으신 음식들을 구경하니 이분이 가지고 계신 음식에 대한 열정과 창의력과

그참신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무엇이든지 만든 즉시 먹어야 제맛인데... 

같이간 일행은 나름대로 음식에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었다.

지난번 연잎쌈밥을 먹으면서도 감동적이었는데...

돌솥에  숭늉을 만들어 입가심하니 신선이 따로 없다.

가격또한 얼마나 적게 부르시는지 한사람에 오천원이었다.

음식값 내는 선생님이 팁을 만원 더드린다 하니 너무많다시며 반절만 받으신다.

그분의 예술적인 음식 솜씨와 그 넉넉한 마음씨에 저절로 빠져들게 되었다.

정말 즐기면서 일하시는 분이심을 느낄 수있었다. 

 

오는 길이 즐거워

코웃음이 절로 나왔다. 

참 아름다운 하루였다. 

 

 

지난번 예강다원에서 구입한 다기 남편도 좋아하였던 다기이다.

차를 따르면 차색깔이 예쁘게 보인다.

백담 선생님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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