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거울

걸상 2012. 5. 31. 16:51

핸드폰에 거울을 다운 받아 내 얼굴을 보게되었다.

전철안에서 곁에 있는 학생에게 도움을 받아서 다운 받은 것이었다.

내 얼굴을 보는 순간 아뿔사 땀구멍의 0.3mm속까지 훤히 들여다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확대경으로 내 얼굴의 모든 분화구를 확대해 보는 것 같았다.

얼마나 낯설게 느껴지는지 모를정도였다.

나 자신을 적나라하게 객관적으로 본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임을 깨달았다.

아직도 결혼때 샀었던 경대의 거울을 아직도 버리지 못한 이유는 다른 거울에 비해 날씬해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약간 나를 가려주었으면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시 내 폰에 다운받은 거울을 다시 보게될까?'싶어진다.

화장을 하는이유중의 하나는 나의 단점을 가리고 싶은 욕망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남이 나를 보는 시선이나 인정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인정하느냐가 늘 중요하다고 말하곤 했었다.

내가 보는 나를 절대 인정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족은 어쩜 거울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의 탄력성을 잃게 되는 시점은 언제일까 싶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를 향한 배려 보다는 오히려 더 계산적인 가족관계를 많이 보았었다.

가족일수록 더 적나라하게 볼 수 있기에 어느 순간 단점만 보게된다면 실망감을 곧이 곧대로 드러내게 되는 것 같다.

묵은 사이 일수록 곰삭은 깊은 정을 소중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하나님이 나를 바라보듯이 그렇게 가족을 바라 볼 수 있어야함을 절감한다.

사랑하기에 또 너무 가깝기에 가능하였었던 애정어린 충고들이 도리어 상처로 다가 올 수 밖에 없음을 깨닫곤했었다.

살짝 긁힌 것 같은 충고가 오래 지속되면 너무 아파 자존감마져 무너져 버리게되고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용납해주시고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기까지 사랑으로 용서해 주시는 그분을 늘 본 받아야 하리라.

요즈음 TV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가장 친절하게 대해야 하는 대상은 가족임을 절감하곤한다.

 

잘 써먹지도 못할거면서 가장 최신 핸드폰을 샀다느니!

엄마는 알지도 못한다고 퉁박을 줄때면 상처가 된다 대학이라도 나오지 않았으면 더 서러웠을거라고...

큰 아이말에 상처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엄마가 아직까지는 강자잖아!>> 한다.

"뭐가 강자니?"

하였더니<< 갑과 을의 관계로 따지면 아빠 엄마가 아직까지 우위에 있단다. 부모님의 경제력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 딸아이의 계산력이라니!....

 

요즈음 아이들과 방한칸에서 살을 맞부딪히며 살고 있어서 그런지  얼마나 서로 조심스러운지 모른다.

살이 부딪혀도 서로 화상이 발생하지 않을만한 적당한 거리유지가 꼭 필요함을 느낀다.

삶을 새롭게 배운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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