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냉장고

걸상 2011. 2. 8. 19:53

어머니의 냉장고가 고장이나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아침에 전화를 주셔서 같이 냉장고를 사러가기로 하였다.

하이마트에 가서 사고 싶었던 물건 값을 알아보니 47만원이었다.

길 건너의 홈플러스에 갔더니 46만5천원이었다.

삼성전자제품 전문 판매점에 갔더니 45만원까지 할인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당신 혼자 사용하게 될 것이니 더 이상 큰 것은 필요 없다시며 

스스로 모으신 돈으로 구입하시겠다고 얼마나 완강하시던지..... 

학교적인(서구적인) 나는 어느누구에게라도 그러시다면 그렇게 하시라고 한다.

 

너무 작게 느껴지는 크기여서 조금 더 큰 것을 구경하다보니 전기세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에너지소비 효율 등급을 따지다 보니

어머니께서 사용하시던 것 보다 200L정도가 더 큰 것을 고르게 되었다.

그동안 명절이나 행사때에 먹는 생선을 거의 어머니께서 말려주셨었다.

말린생선을 보관하기 위해서는 냉동고가  커야만 했다.

비싸다고 극구 말리셨지만 남편과 의논하고 형제들과 의논하여 100만원짜리 냉장고를 사드렸다.

형제계에서 모은 돈으로 말이다.

제가 편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고 말씀드렸었다.

오십만원도 작은 돈이 아닌데 사놓고 후회하기 보다는 사놓고  기분 좋았으면 좋겠다고 설득하였다.

결국 남편과 통화한 후 남편이 자녀들이 사드려야한다고 난리친다고 말씀드렸다.

역시 아들이 효자라고 직원들에게 자랑하시며 항복하셨다.

어머니도 정말 좋아하시니 마음이 뿌듯했다.

 

지난번 냉장고는 11년을 사용하셨다.

특히나 루사를 겪어 수해를 입었었다.

 A/S를 받아서 8년을 사용하셨으니 수명을 다한 것도 사실이다.

판매직원들 말로는 원래 냉장고 수명은 7년을 기본으로 잡는다고 하였다.

 

새 냉장고를 들인 후 정리를 하다보니

곤드레밥을 만들어 먹으려고 삶아 얼려 놓은 나물이 썩었다시며 섭섭해하셨다.

 

물건은 새 것이 이렇게 좋은데,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이 왜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낯선지 정말 엄두가 나지 않지만 딸아이가 자기는 배우기 시작하여 3

개월후엔 왠만한 잡지책을 다 읽었단다.

일본 가수 한명만 좋아해보라는데...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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