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가 오기전에

걸상 2010. 4. 22. 22:36

친구가 아이를 학교까지 태워다주고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  전화를 걸어왔다.

비가 오면 벚꽃이 떨어져 밉다며 봉황산에 같이 올라가잔다.

산에 오르니 너무 오래되어 죽은 것과도 같은 검은 색 나무에 초록이라고 하나도 없는데도 연분홍색 꽃이

피어 있는 것을 신기하고 정말 아름다웠다.

미술하는 친구여서 인지 색채를 바라보는 감각이 남다르다.

 

이맘때면 한번쯤 와서 이곳에 앉아 있다가 가곤 했었다.

이곳 사람들은 봄이면 이곳에 와서 꽃구경하면서 앉아 놀다가 자장면을 시켜서

점심까지 해결하고 가곤한단다 .

재수하고 올해 대학에 들어간 아들 이야기를 하며 함께 웃었다.

아들을 데리러 갔었는데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나타나 몰라 보았었단다.

자신만의 젊음을 발산하고 싶어하는 그 뜨거운 열정이 때로 부럽기 까지 하였다.

 

 

따뜻한 양지 바른 곳에 널널한 쑥에 눈이 가며  저절로 손이 간다.

쑥을 캘 생각도  없었는데 손톱 밑이 까매지는 것을 생각하지도 않고 한주먹  따왔다.

지난번에는시장에서 구입한 것을 찹쌀가루에 묻혀 쑥머무리를 하였었는데

밀가루를 뭍히는것이 제일 맛있다는 말씀이 기억나 오늘은 박력분 밀가루를 사용했다.

찌는 중간에 뒤적거려주어 짓눌리어 서로 붙지않게 해주고, 너무 짓무르지 않도록 적당히 쪄 주기위해

지키고 서있었다.

보슬보슬한 느낌이 나도록 밀가루가 덜간 부분에는 밀가루를 뿌려주었다.

오늘은 제대로 된 쑥버무리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어릴 적에 집에서 일해주시던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셨었는데 먹고 나면 위가 보호되는 듯한 

 따뜻한 느낌이 너무 좋다. 쌉쌀한 뒷맛이 즐길만 하였다. 

'다음에 또 직접 캐와서 한번 더 만들어 주어야 겠다' 마음을 먹었을 정도로 남편이 좋아해 주어 감사했다.

 저녁을 먹고 난 남편이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며

 작은 아이에게 호언장담을 하였다. 자신이 즐기는 그리고 맛있는 음식의 힘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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