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하루종일 따뜻한 물을 마치 찻집처럼 늘 준비해 두고 있다.
전기보온 물통을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편이 전기세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늘 나 모르게 코드를 빼놓곤 하였었다.
이제는 새로 물을 끓이는 것이 더 에너지가 많이 쓰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심정적으로 동의를 하게 된 것 같다.
물이 없으면 으례히 물을 채우는 사람도 남편이다.
저녁이면 차를 마시자고 말하는 사람도 남편이다.
졸지에 우리 가족 모두는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전기보온 물통(쿠쿠에서 나온 것 임)은 내가 산 가전 제품중에
가장 효용가치가 높아 만족스러운 것들 중의 하나가 되어 버렸다.
가득 물을 넣으면 4L를 채울 수 있는데 하루에 그 이상의 물을 마실때가 많다.
지난 주 목요일에도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연꽃차를 대접하였더니 모두들 감동스러워하였었다.
빵수업의 수강생들도 나로 인해 차를 좋아하게 되었단고 말해주셨다.
졸지에 차전도사가 되어버렸다.
나를 계속 만나다보면 언젠가 예수님도 좋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온종일 뜨거운 물이 있으니 아침에 연한 커피를 마시는 것도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작은 아이가 목이 아프다고 먹고 싶다고 한살림에 가실 일이 있으면 하고 총무님께 부탁하여
사주셨었던 유자차도 박선생님이 손수 만들어 주신 모과차도 수시로 마실 수 있게 되어 너무 좋다.
남편이 유자차가 사흘 만에 다 먹은 것 같이 느껴진단다.
물을 많이 마셔야 건강해진다고 강요하지 않아도 되어 좋다.
늘 자연스럽게 펄펄 끓는 물을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너무나 쉽게 끓여진 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족건강에 정말 큰 도움이 됨을 느낀다.
또 갑자기 손님이 오셔도 번거롭게 물을 끓이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가끔 작은 아이는 우리 몰래 컵라면을 사와서 먹곤한다.
오늘 저녁에도 남편과 나는 황차를 마셨다.
차를 늘 우려마시니 차를 우려내는 기술도 느는 것을 느낀다.
차와 더 친밀해진 탓이리라.
차와 친밀해진 것 만큼 우리 사이도 차를 마신 만큼 더 돈독해져 감을 느낀다.
사실 그 옛날 난로 위나 연탄불 위의 그 따뜻한 대추차에 비할 수 있으랴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