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처음으로 나 혼자 스스로 김장을 하였다.
아직도 얼마나 맛이 있을런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너무 싱거울 것 같아 하루가 지난 어제 저녁에 윗소금을 조끔씩 뿌려주었는데
혹 짜지는 않을 런지 써지지 않았을런지 걱정이다.
김치가 맛이 없으면 겨울나기가 힘들다며 걱정하던 남편이 맛이 없어도 실패한것은 아니란다.
설렁 맛이 없어도 나에게 좋은 경험이기 때문에...
늘 예쁜말을 잘하는 남편이긴 하지만 내가 하룻밤을 꼬박 세워 김장을 마치고 나니
"돌아오는 주일날이 쉬는 토요일인 주말이니 오후에 당신과 같이 하지 그랬냐!"며 핀찬을 준다.
나보고 탁구를 그만 둔 이유를 물어오기에 레슨비를 감당하는 것이 내 스스로 부담이 되어서가
가장 큰 이유라고 했더니 당신이 탁구레슨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많이 버는 사람이 되어주지
못해 슬프고 미안하단다.
정말 속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늘 적절한 단어를 구사하여 나를 감동시키곤 한다.
탁월한 능력이다.
수업을 하였었던 화요일에 밤을 꼬박세우고 나서 어제는 아이와 남편을 출발시킨 후 종일 잠을 잤었다.
역시 야행성인지라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밤에 집중이 정말 잘 된다.
김장도 밤에 하게 될 줄이야!
항아리에 넣어 익히면 더 맛이 있겠지만 또 꺼내어 넣는 것도 힘들것 같고 또 강아지 털이 너무 많아서
나 혼자 깔끔하게 항아리에 김치를 옮길 자신도 없어서 김치통에 나누어 넣어버렸다.
오늘 저녁부터 벌써 김치가 넘치고 있다
김치를 조금씩 꺼내어 옮겨야 할 것 같다.
지난 주 목요일에 절인 배추를 가져다 주어서 김치를 담가보았더니 워밍업이 되었었던 것 같다.
잘 담글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었고 의욕도 넘쳐 있었다.
넘쳐 흐르는 김치국물을 맛보니 간도 적당 한것 같다.
시집와서 어머니가 하시는 것을 보았었고 학교에서 매주 김치를 100kg씩 담갔었기에 그때 사용하였었던
배추양과 재료배합을 생각해 내어 재료들을 준비하였었다.
시원하게 담그고 싶어 다른 젓깔은 사용하지 않았고 새우젓만 사용하였다.
멸치와 다시마,표고버섯을 넣고 국물을 만들었고 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죽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배3개와 양파 두개를 갈아 주었고 설탕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양념을 뻑뻑하게 만들어서 배추에 양념을 적게 발라주었다.
어머니와 또 다른 맛의 김치를 만들어 가고 싶었다.
스스로 결혼초부터 김장을 해왔었던 박선생님이 처음에는 긴장을 하여 준비하기때문에 성공을 하는데
갈수록 편안한 마음이 생기면서 대충하게 되어진다며 격려를 해주었다.
작은 언니에게 배추를 부탁하여 절인 배추를 구입하였었는데 겉잎파리가 살짝 얼었었떤 것 같았다.
배추가 속이 노랗고 고소하여 정말 단맛이 강하였다.
30포기를 신청하였는데 40포기 정도 넣어 주셨다고 한다.
김치를 담그어 통에 넣으니 10통정도가 되었다.
내년 김장때까지 충분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장을 마치고 나니 정말 시원하다던 김집사님의 말씀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숙제를 너무나 간단하고 쉽게 해결 해 버린 것 같이 뿌듯하다.
진짜 김장은 절이는 것이 중요하니 남편이 내년에는 같이 절여서 하잔다.
한해 한해 새로운 방법을 쌓아가게 되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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