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곰스크

걸상 2009. 10. 13. 09:20

장호 곡내골에 있는 팬션인 곰스크에 갔었다.

건축가 권문성선생님이 설계하신 작품이라고 한다.

늘 지나치며 멀리서 바라보며 들어가 구경하고 싶었었는데 직접 들어가 살펴보니 얼마나 멋진지...

 

 

이름이 곰스크라는 사실을 알고 인터넷검색을 해보았더니'

고등학교때에 독일어 선생님이 번역하시면서 읽어주신 내용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었다.

그 수업시간이 어렴풋이 되살아나면서 고등학교 시절이 새삼 그리워졌었다.

 

 

구석 구석 주변의 경관을  마치 프레임을 통해 보는 것과 같은 세심한 설계는

건물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어 고마웠다.

건축가의 깊은 생각과 의도가 건축물을 통해 그대로 드러났을때 그 수혜자가 누리는 특권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주인장되시는 분을 통해 건물이 지어진 과정을 들을 수 있어 또 행복했다.

 

그동안은 창문이 무조건 넓고 높은 것이 좋아보였었다.

그런데 창문이 바닥에서 너무 높지 않게 만들었는데 그렇게 만든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안전감,안온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창을 통해 보여지는  숲들이 더 아름답게 여겨졌다.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또 좋았었던 것은 최근에 도로가 개통이 되어져 그리 멀지 않게 느껴졌다.

 

생애 중에 그런 특별한 건물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행운을 차지할 수 있게

팬션을 통해 오픈된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큰 축복임을 깨달았다.

우리 집은 그 곳과 가까워 팬션을 이용할 이유도, 상황도 잘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들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꼭 그 집에서 잠을 자보고야 말리라 다짐했다.  

갑작스럽게 가느라 카메라를 가져 가지 못해 인터넷에 나온 그림들을 올려본다. 

 

 

gomsk(삼척용화리주택)이 plus잡지에 2008년 9월호에 소개되었습니다.


동해안 용화해수욕장은 작고 아름다운 해안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옛 바닷가의 정취가 살아있는 곳이다.

이 용화해수욕장을 마주보고 있는 산을 계곡 따라 올라가면 주변은 모두 숲이고,

부지자체는 예전에 농사를 지었던 흔적으로 비어있는 경사지가 나온다.

계곡사이로 멀리 동해바다가 두 뼘 정도의 크기의 역삼각형으로 보인다.

주변산세가 편안하고 둘러싸 안아 겨울에도 온화한 햇살이 좋은 곳이다.
자연과 산을 좋아하는 중년의 세 남매 여행길에 찾은 이 땅에 도시를 떠나 정착할 집을 짓게 되었다.

큰 땅을 셋으로 나누어 각각의 필지에 여동생 부부의 집, 형제가 어머니를 모시고 살 집,

그리고 인근 해수욕장의 손님을 맞을 집을 짓게 되었다.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고, 집짓는 현장을 보면서 일을 하던 형제가

직접 공사를 하게 되어 가능한 단순하고 짓기 편한 집이 되어야 했다.

당연히 부지 주위를 둘러싼 숲과 잘 어울려야 하고, 또 각기 사용방법이 다른 세 집과 여유 있는

외부환경들이 조화롭게 자리 잡는 방식을 찾는 일로 작업을 시작했다.
펜션으로 운영할 손님집과 이를 관리하게 될 형제의 집을 가까이 놓고,

여동생의 집은 언덕 위로 조금 떨어져 배치하였다.

맨 위집과 가운데 집 사이 외부공간은 모든 가족이 함께 나누는 곳이니 넉넉하게 만들고,

가운데 집과 손님집 사이공간은 손님과 주인이 공유하며 정을 나누는 마당이니

조금 작고 아늑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었다.

마당과 마주보고, 집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거실을 만들고, 집마다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하는 곳을 찾아 식당을 놓았다.

어머니 방을 제외한 침실은 2층으로 조금 높은 곳에 만들어,

건축주가 처음 만나 집이야기를 하며 꿈꾸던, 별을 보면서 잠에 들 수 있는 위치를 잡아 창을 내었다.

다락을 만드는 박공지붕은 산의 능선이 겹쳐져 펼쳐지듯 집마다의 공간 흐름을 보여주고,

서로 배경이 되며 다양한 풍경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

하얀색 점토벽돌과 하얀 드라이비트 외벽은 숲의 푸른 빛과 유난히 잘 어울린다.

박공지붕 재료는 티타늄 징크판으로 언제나 밝게 빛나는 햇살과 어울린다.

언덕 위에 놓여 아직은 허전한 집의 밑 부분은 주변에서 옮겨와 자랄 대나무로 가려지면

흰 벽의 파편들이 녹색의 언덕 허리를 가로질러 이어지는 풍경이 되리라 기대된다.
소년의 미소를 가진 형제의 땀과 노력으로 지어진 집은

처음 지은 집이라 부르기 어려울 만큼의 완성도를 갖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그 결과는 단순히 축적된 지식이나 반복된 경험보다는

가슴으로 완성되는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 관련자료 바로가기

W2002014 comsk(삼척용화리주택)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빵수업7주차  (0) 2009.10.14
깊은 수면을 위하여  (0) 2009.10.13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  (0) 2009.10.09
명절풍경  (0) 2009.10.09
명절  (0) 2009.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