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하고 싶단다.
자기가 가고 싶었던 대학을 갈 수 없다고 생각하니 속상한가 보다.
큰 언니가 재수하면 서울대는 물론 하버드대학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심정일 것이라며
이야기 해주더라고 하니 같은 심정인가보다.
못내 자기의 점수가 아깝다는 생각이 드나보다.
지난 토요일에는 초등학교 4학년때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선생님을 만나고 와서 자기의 마음이 많이 열렸단다.
선생님께서 자신의 큐티노트를 주셨다며 가져 왔는데 얼마나 따글따글하게 살아오셨는지
존경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행복하신지? 힘드시지 않으신지? 보람을 가장 느낄때가 언제인지?
자세하게 여쭈어보고 진실한 답을 듣고 와서 인지 얼굴에서 빛이났다.
선생님께서는 네가 철학과나 국문학과를 갈 것 같았었다고 해 주셨단다.
<좋은 교사>라는 잡지에 딸아이가 4학년때 썼던 글을 올려주셨는데 그 책을 같이 주셨다.
나도 남편도 그 책을 함께 읽었는데 얼마나 재미있던지....
어째튼 교대를 한군데는 써 볼생각인 것 같다.
또 한번 더 고민하게 될 것이다.
자기 자신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줄어드는 느낌이 든단다.
꿈이란 원래 작아지는 것이지만 내 마음도 같이 서글퍼진다.
자신의 가장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어떤 일을 하게 되던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이 있었으면 좋겠단다.
부르심은 1%정도 이고 나머지는 평신도의 선택일 수 도 있다고 하셨단다.
온전한 크리스챤으로서의 삶, 당당한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기를 바란다.
토요일 밤에는 신앙,앞길을 위해 밤1시 넘어서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남편도 유학까지 가고 싶어하였던 아이였는데 하며 갈등한다.
어떤 길을 가게 되든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그런 확신과 기쁨으로 결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교사2008년12월호에 쓰여진
딸아이가 4학년때 썼었던 글을 올려본다.
물고기박사 최기철할아버지처럼
내 나이 열살
아직 어린나이
펑펑 놀아서 위인된 사람도 있는데
최기철할아버지처럼
그런데 왜 학원 쫓아다니며
바쁘게 살까?
어른들처럼 바쁘게 살까?
지금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강 속으로 풀밭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풀벌레를 잡으며
진짜 아이로 살고 싶다.
- 4학년 남수민 -
수민이는 올해 수능시험을 보았습니다.
소원처럼 진짜아이로 살지 못하고 쫒겨 살았습니다.
부모님도 모두 좋은 그리스도인 교사인데
지금 세상이 수민이가 원하는 걸 막았습니다.
경쟁과 바쁜 일상에 아이들을 붙들어 매서
하나님생각조차도 못하게 하는 이 땅이기에
홍해를 가르고 노예로 살던 백성을 이끌어내는
모세의 위치에 좋은 교사가 서야겠죠!(삼척 정라초 권일한)
모든 사람은 살고 있는 그 나이에 적절한 행복을 누려야함을 늘 생각하며 살었었다.
아이를 키운 엄마로 위의 잡지에 실린 글을 읽으며 항변하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이곳이 시골이었기에 도시의 아이들에 비하면 빡빡하게 굴리지는 않았었다고 자부했었다.
그리고 공부보다는 책읽기,피아노,그림을 열심히 가르쳐 주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기도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