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남편들의 집에 대한 취향

걸상 2008. 4. 16. 20:39

친한 선생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나의 블로그글을 읽어 볼수록, 우리집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느끼는 것이

<선생님의 남편이 참 좋으신 분인 것 같다.>

<아내를 배려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는 것이 었다.

아침에 그 이야기를 해주니 피식 웃는다.

'칭찬요법을 또 쓰는구먼'속으로 그렇게 생각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정말이야 사람들이 당신 팬이래>

 

요즈음  우리집의 거실을 새롭게 꾸민 일이며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남편이 주도하였다.

방석의 색깔을 고르는 것도 앰프와 오디오를 배치하는 것도 남편의 선택이 크게 좌우 되었다.

모든 비용도 물론 남편의 딴 주머니에서 나왔다. 

그런데 나는 남편이  나의 취향과  항상 같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김진애씨의 책속의 내용이 참 재미 있었다.

<타인의 취향>이라는 프랑스 영화 이야기를 하며 집을 꾸밈에 있어 오랫동안 디자이너 였던

아내의 취향을 참았던 남편이 자신이 사서 걸은 그림을 아내가 치워버리자

<나는 분홍색 꽃무늬가 정말 싫어 질식할 것 같아>하면서

더 이상 못참겠다고 집을 나왔다는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었다.

 

함께 사는 집인데도 나도 다른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을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너그러워서 인지는 몰라도 남편은  늘 설득을 당해주었던 것 같다.

수학이 전공 이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A는 B이다.(A=B)

B는 C다.(B=C)

그러므로 A는 C이다. (점 3개 A=C)

라고 논리적이기만 하면 만사 통한다.

설득하기가 얼마나 쉬운지 모른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기만 하면 만사가 오케이다. 

 

또 직업에서 오는 특성도 있는 것 같다.

당신이 아이들에게 말을 하면서 설명해야 하는 직업이어서

명언이나 감성적인 시에 쉽게 그리고 잘 감동한다.

그리고 남의 말에 귀를 잘 기울이는 편이다.

오죽했으면 피라미드에 잘 속는 직업중에 하나가 교사라는 말이 있다.

사무실에 상인들이 오면 얼마나 물건도 잘 사오는지 모른다.

또 <귓구멍이 커서 귀가 얇다>고 어머니는 말씀 하시곤 한다.

<그러니 가장 가까운 아내의 말이니 오죽하랴 >하고 말하면

동조의 웃음을 보인다.

자신이 깊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전공자나 상대방이 잘 설명하면

쉽게 인정 해주고 수긍하는 장점이 있다.

많이 열려있고 긍정적이며 탄력성이 있음은

아직은 젊고 자신감이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어째튼 동갑이어서  동시대를 살아서인지 혈액형이 같아서 인지

우리는 죽이 잘맞는다.

그래서 늘 감사하다.

 

김진애씨는

책을 읽어도 드라마를 보아도 집에 대한 묘사나 그림에 민감한 것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온다.

생각하는 것만큼 알게 되고 아는 것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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