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을 짤 때에 늘 한 주에 2개 정도는 참신한 식단을 넣어 주고 싶은 욕심을 갖게 된다. 급식을 시작한 지 세 달이 지나니 메뉴도 바닥이 나 버렸다. 집에 있는 요리책을 이것저것 뒤진다.
김유나의 <불경기를 이겨내는 화끈한 요리> 책에서 발견하였다
좌종당계
오늘 급식에 메뉴로 나갔는데 아이들이 맛있단다. 물론 튀김이었지만 아이디어도 참신했었다. 닭고기로 조리할 수 있는 요리는 과연 몇 가지나 있을까? 물론 단체급식에서 소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영화에서도 소개된 요리라 한다. 좌종당이라는 중국의 유명한 장군이 부하들을 먹이기 위해 손수요리했는데 그 맛이 하도 좋아 부하들이 그 요리에 장군의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하였다 한다
남자가 그것도 장군이 사랑하는 부하들을 위해 얼마나 감동적인가! 그 장군을 위해 목숨 걸지 않을 부하들이 있었겠는가! 최고의 것으로 부하들 앞에 나아갔던 모습이 내게 도전이 되었다. 학생들 앞에 선생님들 앞에 조리하시는 여사님들 앞에 식구들 앞에 그렇게 최선의 모습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사람들은 맛있는 정성스러운 음식에 감동한다. 식욕이 첫 번째 욕구라 하지 않는가! 에서가 오죽했으면 팥죽 한 그릇에 장자명분을 팔았을까?
사용된 고기는 정맣 부드러웠다. 그는 기름기 없는 가슴살을 사용했다는데 나는 더 부드러운 안심을 사용하였다. 남자들이 요리에 덤벼 들면 더 무섭다. 항상 목표 중심적인 남자들이 길이 아닌 곳에 가길 꺼리듯 재료를 더 잘 챙기는 것 같다. 여자들은 늘 해 오던 요리라서 양념 없어도 대충 만드는데 남자들은 요리를 하려고 하면 모든 재료를 다 챙긴다. 조리법을 정확히 지키려고 애쓴다. 그리고 요리 좋아하는 사람들의 미각이 더 민감한 것 같다. 민감한 미각으로 만든 그 요리 맛이 어떡했을까! 가히 짐작이 간다.
오늘 우리도 나름 괜찮았다. 지난주부터 숙지한 요리책대로 모든 재료 들여오고 오래 숙련된 동물적 감각과 느낌으로 조리하였으니 얼마나 맛있는지 모른다. 새로운 또 하나의 단체급식 메뉴개발이 이루어졌다.
닭안심살을 들여와 생강물과 술, 고춧가루, 후추에 재웠다가 전분으로 옷을 입혀 바싹하게 튀겨냈다. 고춧가루 때문에 기름이 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튀김옷을 입혀서 그런지 그렇게 타지 않았고 생각보다 그렇게 맛은 매콤하지 않았고 향이 매콤 하였다. 소스도 굴소스를 넣어 새콤 달콤 매콤하게 만들어 배식 때 끼얹어 주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여 성공할 때마다 영양사의 일이 내게 너무 매력적이다.
요번 주는 5개쯤 새로운 메뉴를 넣어보았다. 올 들어 모두 처음 해 보는 요리이다. 좌종당계, 잡채 전, 무채부추무침, 닭죽, 햄버거틀릿이 그것들이다.새로운 메뉴가 성공하면 또 새로운 메뉴로 다음 주 식단이 짜고 싶어 져 다시 요리책을 뒤적인다.월요일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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