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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활동이 아동에게 주는 유익1

걸상 2013. 9. 17. 13:11

 

창의력 쑥쑥 길러주는 요리교육“음식 재료를 조물조물 만지면서 오감 사용하면 뇌세포가 자극 받아 똑똑해져요” 글·강현숙 / 사진ㆍ홍중식 기자 KBS건강 프로그램 ‘비타민’에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품의 효능과 요리법을 세세하게 알려줘 인기를 얻고 있는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48)가 최근 요리를 활용한 교육법을 담은 책 ‘똑똑똑 요리 공작실’을 펴냈다.

어린이들이 놀이하듯 즐겁게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요리 방법을 쉽고 간단한 레시피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아이가 다섯 살 무렵 박사 과정 후 연수를 밟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어요. 아이를 독일 유치원에 보냈는데,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 아침마다 유치원에 안 가겠다며 떼를 쓰고 울더라고요. 그런데 수요일마다 있는 ‘요리 수업’을 듣고는 180도 달라졌어요. 아기 때부터 할머니와 주방을 놀이터 삼아 놀았던 아이는 요리만큼은 자신이 있었던지 흥미를 보이며 수업에 참여했고, 실력을 뽐내며 자신감을 쌓아가더군요. 자연스럽게 독일 아이들과 어울려 언어도 익히고, 나중에는 저보다 더 독일 생활에 잘 적응했어요.”

독일 유학 중 ‘요리의 힘’을 알게 된 한 교수는 요리 교육의 효과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연구한 뒤 지난 2003년 숙명여대에 어린이 요리 교실인 ‘마법의 방’을 만들었다. ‘마법의 방’에서는 재료를 준비하고 다듬고 조리하는 등 일련의 요리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수학, 과학, 미술의 개념을 알려주고 사고력, 사회성, 창의력 등을 키워주고 있다.

요리 만드는 과정 통해 창의력·사고력·사회성 키울 수 있어

한 교수는 아이들에게 주방은 ‘마법의 공간’이자 ‘호기심의 장소’라고 말한다. 보통 엄마들은 요리를 할 때 아이들이 다가오면 위험하다고 혼내며 쫓아내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늘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기고 맛있는 음식이 뚝딱 완성되는 주방을 보며 호기심과 궁금증을 갖게 된다. 즉 주방에서 벌어지는 요리 활동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흥미를 유발하며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것.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창의력, 논리적 사고력, 인내심, 리더십 등이 꼽혀요. 이것은 모두 요리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학습 효과와 일치해요. 우선 요리를 하려면 여러 가지 재료를 보고, 만지고, 썰고, 냄새를 맡으며 맛봐야 하는데, 이렇듯 오감을 사용하는 활동은 창의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에요. 감각기관을 활발히 사용하면서 뇌세포가 자극을 받아 머리도 똑똑해지지요.”

요리법을 읽고, 요리에 사용되는 어휘와 도구의 이름을 배우면서 관찰력과 언어능력도 향상된다. 재료를 자르고 용량을 재는 조리 과정을 통해서는 크기, 모양, 길이, 부피의 개념을 이해하고 분류하거나 측정하는 수학적 개념을 익히게 된다. 또 요리를 하면서 과학적 개념도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딸기셰이크를 만들 때 똑같은 양의 우유에 딸기의 양을 늘려서 섞으면 점점 농도가 진한 딸기셰이크가 완성되는 것을 보며 농도의 개념은 물론 녹여지는 딸기는 용질, 녹이는 물질인 우유는 용매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 교수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은 편식습관을 바로잡고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평상시 잘 안 먹는 감자, 양파, 당근 등을 직접 조몰락조몰락 만지면서 친근감을 느끼게 되면 점차 음식의 소중함을 알고, 골고루 먹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는 것. 엄마나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면서 배려하는 법, 어울리는 법 등의 사회성도 길러지고, 음식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인내심 또한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기다릴 필요가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어요. 부모들이 아이가 기다리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인내심이 부족하고 이기적인 성격이 형성되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요리 수업을 하다 보면 음식이 익는 고작 10~20분의 시간을 못 참고 계속 뚜껑을 여닫거나 음식을 찔러보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어요. 요리를 하면서 음식이 완성될 때까지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체험한 아이들은 기다릴 줄 아는 미덕도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