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랜만에

걸상 2012. 3. 17. 23:13

오랜만에 남편과 경은재에 갔었다.

남편은 늘 나에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존재이다.

어쩜 그렇게 마음이 잘 통하는지...

학번도 같고 생일도 붙어있을뿐만 아니라  혈액형도 같고 또 22년을 살아왔기 때문이리라.

동지같은 느낌이 들때가 참 많다.

 

고정차도 모카포트로 만들어 주신 커피도 머위차도 잊을 수 없는 그리고

아무데서나 먹어볼 수 없는 차의 향연이 있는 곳이어서

늘 애착이 가는 곳이다.

 

남편이 중고등부 교사여서 얼마 있지 못했지만 그래도 행복한 순간이었다.

아직 싹이 나진 않았지만 봄이 오는 느낌이 드는 길이 인상적이었다.

군데 군데 땅에서 올라오는 싹들이 보여 좋았다.

속을 털어 놓을 수 있는 사장님이 그 자리에 변함없이 계시다는 사실이  평온함을 주었다.

 

마치 우리가 늘 그리워하는 변함없고 데미안에 나오는 에바와 같은 이상적인,

늙지 않은 어머니의 품 같은...



이 글을 쓰면서 아직까지는 아이들에게 늙어진 엄마의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견고한 모습으로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그런 엄마이고 싶은 갈망이 크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음보다  (0) 2012.03.19
꽃 대궐  (0) 2012.03.17
대도시  (0) 2012.03.17
일상에서 나는 소리들  (0) 2012.03.17
집 가꾸기  (0) 201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