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보고 앉아서 이야기좀 하자고 하였더니
<이야기 할 대상이 없다고 고3인 나를 자꾸 앉으라고 하느냐?>고 퉁퉁거렸다.
<누나가 없으니 심심하지?>
사실 큰 아이가 훈련가고 없으니 정말 허전하다.
전화도 할 수 없으니 마치 군대를 보낸 것만 같다.
도계까지 운전하면서 가는데 날씨가 더워 졸음이 왔다.
특별새벽예배기간이기도 하지만
늦게 들어오는 작은 아이를 기다려 주어야하기에 잠이 늘 부족하다.
큰아이가 떠나기 전날에도 한잠도 자지 못했었다.
작은 아이까지 합세하여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
막상 제주도로 가는 날도 새벽 4시에 깨어 4시반에 출발하여 바래다 주었었다.
그리고 도계에서 오전 오후 두번이나 수업을 하였었다.
목구멍이 따끔거리며 아파온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학교에 도착해보니 수업이 20분이나 남아 있었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차안에서 잠을 청했다.
늘 시간이 날때마다 쪽잠을 자두어야만 몸을 가눌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얼마나 달게 잤는니 기분이 좋아졌다.
지역주민과 어머니들이 정말 많이 오셨다.
강의실에 마이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더니 얼른 마이크를 가져다 주셨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롤케익을 만들었는데 김선생님께서 한살림 잼을 구입해 주셨다.
역시 한살림잼으로 만든 롤케익 맛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나왔다.
잼이 맛있어야 제맛이 난다고 말씀드렸더니 수강생 중 한분이 직접만든 포도잼을 가지고 오셨다.
도계가 포도농원이 많은 동네이니 나름대로 잼을 만드시는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듯 하였다.
까무잡잡하고 새콤하면서 수제의 그 특별함이 드러나는 잼은
롤케익을 더욱 더 고급스러운 맛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야간반 첫 수업이 있는 날이다.
강사는 시간을 다투는 일이기에 늘 긴장감이 넘친다.
수업이 더해 갈수록 강의는 비축해 두었던 모든 에너지를 한순간 쏟아야 하는 일임을 느끼곤 한다.
강사의 생명은 수업임을 깨닫는다.
참신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집에 와서 다시 샤워하고 준비하여 수업에 들어갔다.
오랫동안 해왔었던 요일이 아니어서 걱정이 되었지만 나름대로 열정적인 분들이 와 주셨다.
감사하다.
새로운 시작이다.
침전되지 않기위해 늘 날개짓하며 올라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