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엄마에게 보내주신 김치이다.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다.
뜨거운 햅쌀밥에 갓김치와 고들빼기 김치와 깻잎김치로 밥을 먹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
저절로 입맛이 돌아옴을 느낀다.
내촌에 가서 먹은 고들빼기 김치를 나만먹어서 남편에게 미안했었는데 너무 좋아하니
마음이 뿌듯해져왔다.
어젯밤부터 오늘 저녁까지 밥상차리는 것이 갑자기 쉬워졌다.
오늘 아침에는 청국장을 끓이고 여러가지 김치를 골고루 내어 놓았다.
남편이 나보고 당신도 이젠 집에 있으니 이런 김치를 열심히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단다.
하장에 살 때에 만들어 보았었다.
고들빼기의 쌉쌀한 그 향이 너무나 향긋하게 느껴진다.정말 결코 잊을 수 없는 향과 맛이다.
만족스러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충만해져온다.
나로 하여금 고들빼기 김치를 이토록 맛있어 하고 익숙하게 만들어 주신 엄마에게 감사하다.
쌀뜨물에 고들빼기를 담구었다가 뿌리와 잎파리 사이사이에 있는 검은 부분을 하나하나
깍아가면서 정성 들여 만드시곤 하였었다.
자취하다가 집에 와서 엄마가 해두신 김치를 먹을때 마다 느꼈었던 행복감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었었다.
세월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에 먹었었던 음식들이 더 또렷이 살아나 기억 되곤 한다.
힘들게 모여 앉아 만들었던 만두며 모찌떡이며 아주 사소한 부침개조차도 말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마와 함께 살았었던 것도 얼마 안되는데도 말이다.
음식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 지 모른다.
아마도 함께 산다는 것은 음식을 함께 먹었었다는 이야기 일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