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의 십자수

걸상 2009. 9. 28. 02:02

 어머니께서 시집 오실때 즈음에는 혼수로 십자수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늘 열정적이며 최선을 다하시는 어머니는 성격대로 동네에서 수를 제일 잘 놓았었던 처녀셨다고 한다. 

 집을 정리하다가 어머니꼐서 수 놓아 가져오신테 이블보와 벽에 거는 옷가리개를 찾았다.

 옥시크린을 넣고 삶았더니 정말 천이 깨끗해졌다.어딘가에 걸고 싶어서 계단중간에 있는 창문과

 이층마루에 있는 큰창에 앞핀으로 고정시켜 걸었더니 정말 멋있는 커튼이 되었다.

 스위트 홈이라고 영어로 새긴 글씨가 인상적이다. 도안을 사서 색실을 염색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요즈음 십자수와 다르게 더 가는 천에 십자수를 놓았으니 얼마나 힘드셨겠는가 짐작이 간다.

 공작 한 쌍을 멋스럽게 수를 놓으셨다. 벽에 걸어 둔 옷을 가리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인데 정말 아름답다.

 우리 나이보다 더 오래된 작품인데도 어제 한것 같은 느낌이다.

 작은아이가 시험공부를 한다고 아직 새벽 한 시가 넘도록 들어오지 않아서 컴퓨터앞에 앉아 사진을 올리니

 곁눈질 하던  남편이 "정말 꼼꼼하게 수를 놓으셨다!"며 감탄사를 연발하며 추임새를 넣어준다.

 내 블로그 이웃들의 공간에 들어가 보여주니 세계를 너무 가깝게 연결해 주는 인터넷의 힘이 놀랍다며

 관심을 가져준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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