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한 선생님이 영월메밀전 세트를 선물로 주셨다. 어제는 올해 가장 더워 여름이 훌쩍 다가왔다고 느꼈던 날이었다. 남편과 나는 어제저녁을 먹었음에도 저절로 젓가락을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시원한 배추 메밀전이 여름 음식 그 자체였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 나는 요즈음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요법 중이었는데도 먹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이가 드니 맛있는 별미에 온 마음이 쏠리게 되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오늘 아침에는 데워서 메밀전병과 수수부꾸미를 아침으로 먹었다. 아침도 오랜 공복을 위해 절대로 먹지 않는데 오늘은 7개월만에 아침을 먹은 예외의 날이었다. 전이지만 기름이 지글거리지 않고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어 정말 감사했다. 메밀 전은 만드는 데 있어서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되도록 종이처럼 얇게 만들면서도 기름이 많이 들어가지 않게 만들어야 하니 반죽의 농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메밀의 익숙한 향과 살짝 쌉싸름하고 고소하며 부드러운 질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먼 영월에서 보내 온 것이니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이런 선물로 답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 고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