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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물김치

걸상 2024. 7. 14. 01:20

남편이 오전에 밭에 가서 열무를 잘라왔다. 어린 열무라 얼마 되지 않았지만 부추와 함께 물김치를 또 만들었다. 지난 수요일에 만든 김치를 다 소비하였기 때문이다. 토마토를 많이 따서 가져왔어서 넉넉히 넣어 주었다. 저녁일곱시즈음에  만들었는데 열두 시가 되어 뚜껑을 열어 확인하니 냉장고 넣기 딱 알맞은 정도로 익어 있었다.

이번 여름에만 열무김치를 얼마나 많이 담았는지 모른다. 갈수록 김치 만드는 기술이 느는 것 같아 감사하다. 한 끗 차이로 열무의 연함이 미묘하게 달라지니 신기하다. 지난번에는 열무에 소금을 살짝만 넣어 절여주었는데 확실히 열무가 질겨져있었다. 이번에는 절이지 않고 통에 열무를 넣은 후 양념을 넣은 풀국물을 부어 주었다. 여름에는 비빔밥이 최고라며 남편이 열무를 양껏 넣어 비비곤 한다. 벌레가 이파리를 많이 먹은 흔적이 있어 약을 치고 싶은 마음이 불일듯할 때가 많았단다. 그래도 꾹 참아야 한다길래 나도 스텐 프라이팬을 쓰는 것이 그 정도로 힘들지만 둘이 건강하게 먹자는 것이지 누구에게 요리실력을 뽐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매번 홈플러스에 갈 때마다 코팅팬을 사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이번 한번만 꾹 참자’ 하면서 지나치곤 하여 지금까지 왔다고 하니 함께 막 웃었다. 바쁜일도 더 이상 없어서 서두를 필요도 없고 천천히 우리 둘만을 위해 밥을 만드는 일이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서로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