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 처음 나오신 분이 우리 카페에 와 보시더니 커피밭 사람들이라는 책을 선물로 주셨었다. 벌써 몇 달 전 일이었는데 오늘 다 읽었다. 남편은 동문회 체육대회에 갔었기에 점심밥 준비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집중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도 읽다가 너무 좋아서 책을 준 자매가 커피나무를 얻고 싶다고 한 것이 생각나서 가져다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막 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직접 만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리고 책을 쓴 시점이 현재가 아닌데도 책 안에 나온 사람을 위해서 기도 하게 만들었다. 소설이 아닌 실제의 인물이니 지금이라도 온전히 붙들어 달라고 기도했다. 저자는 논문을 위해 그곳에 갔다고 했다. 그런데 현학적인 책이 아니라 커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커피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커피밭에 가서 그곳의 노동자들과 같이 살았던 이야기는 나를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들었다. 커피를 따면서 만난 척박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더 감동적이었다. 칠 년이 지난 후기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다. 지나간 나의 칠년을 생각해 보게 만들었다. 정말 긴 세월이었구나 싶었다.
내가 사 온 해발 1500 고지 이상의 땅에서 재배된 르완다 커피가 얼마나 좋은 커피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커피를 볶다 보니 커피 한알이 정말 소중하게 여겨졌다. 베트남 커피와 다를 바 없는 해발 400, 500 고지의 코스타리카 커피밭이 없어지는 이야기도 정말 슬펐다. 불법체류자의 상태로 코스타리카에 와서 커피를 땄던 나카라과이 사람들의 험난한 삶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사진을 찍고 커피와 그지역의 역사를 연구하였던 그 열정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커피를 볶을때도 커피를 내릴때도 생각이 나면서 마음이 순간 순간 뭉클해져 왔다.
어머니 생신때 피랑에 가서 코스타리카 커피를 마셨다. 얼마나 각별한지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맛이었다. 코스타리카를 향한 내맘까지 얹혀진 맛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