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열무를 한꺼번 다 가져왔다. 고모네와 지향언니네에게 드리고 싶어서 물김치를 만들었다. 작년에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지난번에 담은 것은 단맛이 적어 우리 부부가 먹기에는 좋으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주기에는 부족한 것 같았다. 멸치와 채소를 넣어 육수를 만들고 우리밀을 넣어 풀물을 만들어 고춧가루를 넣어 불려두었다. 붉은 생고추도 사 왔지만 맵지 않게 하려고 조금만 사용했다. 양파, 마늘, 완숙토마토를 같이 넣어 갈아 주었다. 매실 진액과 멸치액젓으로 구죽염으로 간을 맞추었다. 열무를 절이지 않고 국물로만 간을 맞추어 그냥 깨끗이 씻은 생열무에 약간 따듯한 온도의 국물을 부어 주어 만들었다. 선물로 주려니 얼마나 마음이 졸이게 되는지 모른다. 맛있어지기를 기도 하는 수밖에 없다. 만들면서 또 엄마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학생 때 이맘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집에 갔었는데 저녁밥을 엄마가 만든 열무김치로 먹었던 기억이 나서다. 엄마는 오이와 토마토도 넣어 주었었다. 나도 엄마를 따라 하려고 은은한 단맛이 나게 하려고 완숙토마토를 넉넉히 갈아서 넣어 주었다. “언제 열무가 또 나오냐?”라고 남편에게 물으니 다 뽑았고 새로 씨를 뿌렸단다. 김치를 만들 때마다 처음 하는 일처럼 느껴졌던 젊은 날이 생각났다. 아직도 여전히 김치를 담그는 일은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고 정직하게 곧이곧대로 양념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김치를 만들게 된다. 제철김치를 담았으니 내일은 열무국수를 만들어 먹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