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은 늘 느긋하다. 남편이 쌀을 씻어 밥을 했고 채수로 미역장국을 끓였다. 어제 친한 분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상갓집에 갔었는데 기대했던 미역장국이 나오지 않아 섭섭했단다. 호상이어서 다행이지 싶을 정도였다. 육개장과 쇠고기 뭇국 중 택일을 하게 나왔었단다. 미역장국에 대한 갈망이 느껴져 웃음이 나왔다. 미역장국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던 때가 생각나서였다. 미역줄기도 된장찌개에 넣어 주면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다. ‘다싯국물을 만들어 두길 잘했다’ 싶었다. 아침에는 두부도 같이 넣어 먹었었다. 미역과 두부는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제 나도 미역장국을 좋아하게 되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주말이지만 집에서 호주 오픈을 보며 지내고 있다. 남편이 내린 커피를 마셨다. 다른 곳은 눈이 내리고 있지만 이곳은 정말 따뜻한 것이 장점이다. 처음 온 그 해 겨울 내내 비가 왔었던 것이 생각난다. 살짝만 추워지고 이기세로 눈이 내린다면 일미터 이상 눈이 쌓일 정도가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추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