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가 어머니께 가자미식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단다. 지난 토요일 어머니께서 “적당히 익었다고 가져다주라!”라고 하며 주셨다. 당신의 큰 아들에게도 맛보라며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어머니께 “정말 맛있다”라고 말씀드리니 “내실력이 어디 가겠니?”하셨다. 어머니의 자부심이 존경스러웠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 힘든 과정을 마다하지 않고 식해를 만드신 열정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오늘 저녁에 밭에서 시금치를 캐가지고 와서 비빔밥을 만들면서 식해에 있는 무채를 넣어 주었다. 남편이 역시 엄마의 식해는 각별하단다. 점심때 학교에서 먹은 비빔밥도 맛있었지만 저녁 비빔밥도 정말 맛있다며 감탄을 하였다.
콩나물이 없어서 시금치, 당근, 표고버섯, 오골계란후라이, 식해 이렇게 넣어 주었는데 식해의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맛이 비빔밥의 퀄리티를 한층 올려 주었다.
아이들과 통화를 하면 늘 먹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큰 아이는 포크 커틀릿을 만들어 먹은 이야기와 양배추 롤찜을 만들어 먹은 이야기도 해 주었다. 방학이 되면 포크커틀릿공장과 만두 공장을 돌려 양껏 만들어 냉동실 넣어 두었다 먹겠다는 계획을 말해 주어 웃음이 나왔다. 만들지도 않았는데 벌써 남에게 대접을 할 생각을 하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이번 주말에는 작은 아이에게 가기로 했는데 밑반찬과 김치를 챙겨 갈 생각이다. 스스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기특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또 작은 아이덕분에 식해를 얻어 먹어 감사하다. 큰 아이와 통화를 하면서 식해를 먹고 있었더니 방학이 되면 집에 가서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곤 했는데 그립단다. 멀리 떠나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원가족이 있어서 사위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