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김치와 부추김치, 무채김치를 만들었다. 집에 홍시가 있어 조금씩 넣어 주었더니 더 달게 느껴졌다. 어젯밤부터 준비를 하였다. 붉은 생고추를 같이 갈아서 넣어 주었더니 색감이 더 좋아졌다. 물론 생밤도 넣어 주었다. 점심을 집에 와서 먹게 된 남편이 정말 맛있어하여 고마웠다.
부추와 생고추, 씀바귀를 선물로 주신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 귀한 식재료를 나누어 주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오랜만에 씀바귀로 김치를 담그려고 하니 막막할 정도였다. 어젯밤에 남편이 씀바귀를 다듬어 주기 시작하여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홍시를 넣으니 식당에서 먹는 나물 반찬처럼 화학조미료의 맛이 느껴졌다. 달짝 지근한 것이 맛을 좌우하는 날카로운 짠맛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재료 본연의 맛이 사라진 것 같아서 살짝만 넣어 줄 것을 하면서 후회를 하였다. 맛의 각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맛으로 모든 맛이 얼버무려져 두리뭉실해진 것 같았다. 이번에는 바닷가에 핀 해국사진을 찍다가 발견한 구기자 열매도 넣어 주었다. 물론 홍시맛에 묻혀 버렸지만 다음에는 홍시를 살짝 적게 넣고 구기자를 더 많이 넣어 보아야겠다. 선홍에 가까운 색감과 나름의 깊은 맛을 더해 줄 것 같아 기대가 되었었다. 나의 실험정신의 산물들을 열심히 먹어 주는 남편이 늘 고맙다. 구기자의 떫은 맛도 감칠맛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할 것 같다.

마당에 떨어지면 청소를 하는 것이 귀찮아서 남편은 열심히 홍시들을 미리 따 오곤 한다. 올해는 홍시들을 손질하여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김장을 할 때 넣어 주면 좋을 것 같아서다. 우리 아이들은 돌 무렵부터도 어릴 때부터 홍시를 숟가락으로 먹여 주면 간 사과만큼이나 정말 잘 받아먹었었다. 큰 홍시를 한자리에서 다 먹어치우곤 했었다. 홍시에 대해 글을 쓰다 보니 또 아이들이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