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선물

걸상 2023. 10. 5. 01:13

국내에서 이렇게 긴 여행을 했던 것은 신혼여행 이후 처음이었던 것 같다. 추석 연휴가 길어서 가능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고추를 수확 중이라고 친한 언니가 연락을 주셨다. 조금만 달라고 말씀드렸더니 붉은 고추와 고추 그리고 고춧잎까지 챙겨 주셨다. 제철 식재료라 가장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새벽부터 고춧잎을 다듬어 삶아 무쳤다. 또 고추에 밀가루를 버무려 쪄서 무쳐 주었더니 남편이 너무 행복해했다.

큰 언니가 주신 달걀인데 초란이어서 더 고소하고 맛있었다 아침 반찬은 묵은지찜과 갓만든 채소반찬과 삶은초란이 전부였다.

붉은 고추가 너무 예쁘고 반가워 장독대의 부추를 잘라와 무와 함께 부추무채김치도 만들었다. 이번에 큰 언니에게 얻어 온 매실진액 덕분에 더 맛있는 김치가 만들어진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니 별다른 행복이 없는 것 같다. 건강에 좋고 맛있는 제철 음식을 조금씩 정성껏 만들어 먹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것 같다. 김장 전까지는 유산균이 가장 많고 맛있는 시점까지만 먹을 수 있게 많이도 말고 적당한 양을 자주 만들어 먹자는 생각을 늘 하는 편이다. 애지중지하는 나만의 양념들을 챙기기 위해 신경을 쓰는 일이 늘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