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만들었던 김치가 거의 다 먹어가고 있어서 오늘 실파와 부추김치를 만들었다. 월드마트의 실파가 생각보다 저렴하여 세단을 사 왔다. 또 고등어조림을 하려고 부추를 사 왔는데 조금만 쓰면 될 것 같아서 적은 양이지만 김치를 만들었더니 우리 집의 남자들이 좋아했다. 김치를 만들수록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고 쉬워져 후다닥 순식간에 만들게 된다. 오늘은 사과와 식은 밥과 붉은 생고추, 실파를 재웠던 멸치액젓 국물, 매실진액, 양파를 함께 큰 아이가 두고 간 작은 믹서에 갈아서 양념을 완성했다. 지난번에 남편이 빻아준 마늘이 있어서 정말 편했다. 삼십 분 정도면 멸치액젓에 절여지니 두 개를 하는데 별로 시간이 들지 않았다. 부추와 실파는 비슷한 재료들 이어서 늘 함께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사두었던 수입 쇠고기를 굽는데 작은 아이가 “미국산이네” 한다. 나는 제대로 구분도 못하고 덜컥 사와 버렸는데 말이다. 호주산이 살짝 더 얇아서 굽기가 편하단다. 버터와 올리브유를 스텐팬에 넉넉히 두르고 로즈메리 한 가지 정도를 넣고 고기에 소금을 뿌리고 굽다가 어느 정도 양면이 구워지면 반대결로 도톰하게 자른 후 또 볶는 것처럼 확 한번 더 구워 마무리를 하면서 후추를 뿌려주었다. 아이 덕분에 우리도 수입 쇠고기에 더 친숙해졌다. 혼자서 살 때 사 먹었던 고기를 홈플러스에 같이 가서 사온 후부터다. 실파김치와 부추김치는 정말 고기구이와 잘 어울린다. 잘 익은 김치를 맛 본 아이가 자취 할때 또 만들어 달라며 부탁을 했다. 잠깐 헤어지는 것이지만 뜨거운 여름동안 거의 두달 반동안 함께 했었는데 아이와의 마지막 만찬이었다. 부디 스스로를 잘 관리하며 주님께 잘 붙어 있어 그분의 인도하심을 잘 받아 갈 줄 아는 사람이 되길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