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는 신기하게도 커피 꽃과 열매를 동시에 다 볼 수 있는 나라였다. 호숫가에 있는 호텔의 뜰에서 맨 처음 커피열매를 보게 되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이튿날 커피 농장에 가서 산 위에 있는 커피나무를 볼 때의 감격은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커피 농장에 가 보는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었다. 가내 수공업 같은 시스템이었지만 커피가 어떻게 모여지고 어떻게 과육이 분리되고 24시간 물에 담가 두었다가 속껍질이 벗겨지면 자연건조를 시켜 크기별로 분류된 콩을 일일이 사람손으로 좋지 않은 콩을 가려낸다고 하였다. 태양에서 자연으로 고추를 말렸다고 자랑하는 농부가 생각났다.
키갈리에서의 마지막날 선교사님께서 우리 일행을 데려가신 카페의 마당에서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꽃이 핀 나무에 맺힌 열매는 아직 익지 않은 푸른색이었다. 가난하여 농약도 비료도 줄 수 없지만 날씨가 알맞아 작물들이 잘 자라주는 곳이라고 한다. 수도인 키갈리가 해발 천오백고지인데 습하지 않아 정말 덥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스위스라고 할만한 곳이었다.



남편은 퇴직 후 꼭 선교지에 가고 싶다고 말했었다. 르완다에 다녀온 후 “우리 부부가 과연 선교지에 가서 살 수 있을 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았다. 결론은 “할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내가“그렇더라도 만일 가게 된다면 마지막에 들렀던 카페에 하루에 한 번씩 꼭 가게 될 것 같다”라고 말해 큰 아이와 막 웃었었다. 우리의 마음과 또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늘 달랐었기에 사실 지금 그렇게 단정 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된다면 커피가 아닌 말씀과 영성으로 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