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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끓이기

걸상 2022. 3. 30. 01:14
지난 주일 친정 사촌동생이 아버지를 보고 싶다며 딸과 함께 우리 집에 와 주었다. 지난번에는 깜짝 방문을 한다며 예고 없이 왔었는데 우리가 광주에 가 있어서 만나지 못했었다. 토요일날 염색하느라 미용실에 있는데 전화를 주었다. 큰 아이가 군 복무중인데 아이를 픽업하러 오는 길에 들러 가겠단다. 딸과 함께 오니 되도록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었다. 평범한 집밥을 만들어 줄 생각에 국은 미역국을 끓이기로 했다.

작년에 어머니께서 자연산 돌미역이라며 사주신 미역 반단을 미리 따뜻한 물에 불려 두었다. 쇠고기는 양지와 아롱사태 두가지 고기를 사서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 주었다. 잡곡밥과 쌀밥을 각각 만들었는데 두가지 쌀뜨물을 받아 두어 사용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두번째 레씨피다.

재료 : 건미역 반단, 마늘1TS, 참기름이나 들기름2TS,
쌀뜨물, 소금, 집간장, 한살림멸치액젓, 쇠고기

1.미역빨기~처음에는 “미역을 빤다”는 말이 참 신기했었다. 이지방에서는 생미역도 건미역도 빨래 하듯이 빨아 주는 편이다. 그래야 부드러운 미역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곳은”석회질 물이라서 잘 빨리지 않는다”고 정수기가 없을 때에는 약수터 같은 곳에 일부러 미역을 가지고 가서 빨아 오곤 했었다. 우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드라이브 삼아 아버님차를 타고 양리나 미로의 샘물이 나는 곳에 물을 받으러 가는 것이 한주간의 일과 중 하나 일 정도였다. 샘에서 떠 온 물로 미역국을 끓여야 맛있다고 생각했었다.

2.미역볶기~가스 불에 스텐냄비를 올려 냄비를 달군 다음 들기름이나 참기름을 두른 후 빨아 체에 받혀 물기를 제거한 미역을 볶아 준다. (영양소를 파괴한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 오는데 그 정도로 많이 볶지 않기 때문에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오래 끓이는 것과 볶는 것을 비교해 본다면 의미없는 지적이다)
~미역에서 뽀얀 물이 나올때 까지만 살짝 볶아 준다. 쌀뜨물도 하얀국물이기 때문이다. 모든 국이나 찌개에는 탄수화물이 들어가야 맛있는데 쌀뜨물이 그런 역할을 해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미역국에 감자를 넣어 준다고도 함(미역장국에 감자를 삐져서 넣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미역을 볶으면서 핏물을 제거한 쇠고기를 함께 넣어 같이 볶은 후 쌀뜨물을 넣어 국양을 잡아 준다.

3.간하기~처음에는 집간장만 사용했는데 어머니께서 소금을 같이 넣어 주라고 하셨다. 아마도 집간장이 헤퍼서 그러셨던 것 같다. 모든 음식의 맛은 항상 좋은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언젠가 큰 언니가 미역국을 끓일때 멸치 액젓으로만 간을 하면 맛있다고 알려주셨다. 그 후로 세가지를 적절하게 비율을 조절해 가면서 간을 하게 되었다.
~남들이 싱겁다고 여겨질 정도의 간만으로 맛을 내려고 늘 애쓰는 편이다. 남편의 건강때문이기도 하다. 국과 찌개가 혈압을 높이는 짠음식의 대표적인 메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늘을 넣어 준다.
~이번 미역국이 정말 맛있게 나왔다. 일단 미역이 달게 느껴질 정도로 좋았고, 잡곡밥을 만들기 위한 쌀뜨물도 맛을 좋게 한 원인이라고 생각됨.
~쇠고기가 부드러워질때까지 끓여 주어야 함. 요즘은 미역이 뻣뻣하지 않아서 너무 오래 끓이지 않아도 충분했다.
~ 모든 국물요리를 할때에 거품이 생기면 숟가락으로 지속적으로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