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오면서 큰 언니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남서방 참 겸손하기도 하고 다루기 쉬운 구석이 많구나!”라고 말했었다.” 맞아 아버지도 모시고 천사같은 구석이 있지!”라고 답해 주었다. 삼십년 이상 같이 살아오면서 알았어도 상견례를 통해 다시 확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신의 그 단순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런 부분이 내게는 늘 존경스러운 부분이다. 그렇다고 자신감이 없은 사람이 아니다. 나름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기에 타인에 대한 존중감이 넘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수학을 공부했어서 풀 수 없는 난제들 앞에 수없이 봉착했었기에 자신이 인정 할 수 있는 타인에 대한 경외감이 생겼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말 잘 듣는 맞자식 특유의 부모에 대한 순종의 마음이 밑바탕에 늘 깔려 있기 때문 일 수도 있다. 죄투성이인 자아에 대한 투철한 자기 인식의 신앙적인 고백이나 발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나는 습관처럼 남편의 생각의 기저를 파헤쳐 분석해 보게된다.
“상견례”라고 제목을 적어 놓고 다른 에피소드도 많은데 내겐 남편의 사돈에 대한 마음을 통해 그의 인간성이 부각된 것이 가장 특이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시부모님께서 그랬던 것처럼 사돈 내외분들도 지극히 상식적이라고 느껴져서 참 신기했다. 아니 은혜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