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지만 학교에 다닐땐 옷에 냄새가 스며들어 사양을 했던 메뉴였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만 있으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진 것도 어쩜 다행이다’ 싶어진다. 냄새를 빼려고 창문을 열었더니 저녁모임을 끝나고 집에 온 남편이 “왜 추운데 이렇게 문을 열어 놓았냐?”고 투덜거려 청국장을 먹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역시 집밥이 제일 맛있다”며 당신도 먹고 싶단다. 뜻밖의 우리집 저녁 메뉴에 놀랐던 것 같다. 재료가 다 있으니 내일 또 만들어 주어야겠다. 아버지를 위해 멸치 육수를 매일 만들지만 나는 전략적으로 찌개나 국을 매끼니 마다 끓이지 않는 편이다. 짜기도 하고 지나치게 거하게 먹이고 싶지 않은 마음때문이다. 국물요리는 허리춤을 풀어 놓고 음식에 몰두하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곰치국과 청국장 두가지를 다 만들었으니 가히 기록적인 날이라 남편이 놀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