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에게 가장 쉬운 도구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고 색연필 구입을 도와 달라고 하였더니 120가지 색의 색연필을 사주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지우개와 연필깍기와 화구통까지 사주어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다. 어릴적에 아이들을 위해 사주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젠 아이들이 날 도와 주어 감사하다. 일상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초보이니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걸어가야 하리라. 연필이 온 날 너무 좋아 밤을 새워 그림 연습을 하였다. 잃어버린 그림 그리는 재능을 우물에서 물을 퍼 길어 올리듯 끌어 올릴 수 있기를 소원한다. 뭉크가 죽는 순간까지 그림 그렸던 것처럼 그렇게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창의력을 지긋이 불 태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의무가 아닌 좋아서 하는 일들이야 말로 더 지속력을 가지고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