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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샌드위치

걸상 2021. 5. 18. 21:05
아이들과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지난 주에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집에 가져가서 먹도록 싸 주었었다. 집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는데 웃음이 저절로 나오더란다 너무 맛있어서 그랬단다. “그래? 감사하다.” “ 맛의 비결은 재료가 최고로 신선하고 품질이 좋아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늘 재료를 가져오면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왔다”고 자랑을 해주곤한다. “먼저 소금이 중요하다. 샌드위치야 말로 야채나 사과, 안에 들어가는 단백질재료들을 넣어 주는 것이어서 재료 본연의 맛이 최고로 중요하다.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팅 수준이어서 그렇다.” 치아바타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과도 고당도 사과를 사려고 큰 통의 것을 구입을 하였고 토마토도 완숙 토마토를 사러 갔더니 너무 익어 있어 신선해서 단단한 큰 포장의 것을 사야 했다. 달걀도 홈플러스에서 생산 된지 얼마 안된 것을 파는 신선란을 구입했다. 또 안심 돈까스도 포도씨유에 튀겨 주었다.

나는 외국에서 햄버거나 샌드위치를 맛있게 하는 곳을 찾아 비결을 배우고 해설하는 방송을 늘 골라서 보곤한다. 직업의식을 가지고 꼭 시청을 하는 편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신만의 특이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기위해 재료를 탐색하고 노력해 보라”고 말해 주었다. “가을이 오면 씹히는 질감을 위해 나는 신선한 생밤을 슬라이스를 하여 곳곳에 넣어 준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사실 구운 아몬드도 직접 슬라이스를 하여 넣어 주어 보고 싶기도 하다.

오늘은 식빵 피자를 만들었는데 “정말 맛있다”고 말해 주었다. 역시 “인생 피자”란다. 맛에 민감한 아이들은 솔직하기도 하여 곧 바로 피드백을 해주니 수업이 늘 긴장감이 넘치며 또 재미있게 느껴진다. 자신들이 만들었기에 늘 감격하며 신기해 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인생샌드위치였다”고 말해 준 친구가 있었는데 올해도 새로 들어 온 일학년 친구가 그렇게 말해 주어 감동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메뉴였지만 같이 만들어 먹어 보고 해 준 말이라서 정말 이 일을 계속 하고 싶어지고 일 할 맛나게 만들어 주는 말이다. 요리수업이라는 것이 교사와 아이들이 공존하며 함께 만들어 가는 생물 같은 것이어서 나이가 들수록 더 완성도 높은 수업을 늘 갈망하게 된다. 내 맘대로 휘두르는 수업을 하면 아이들에게는 허공을 치는 것과 같이 의미 없는 수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편하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어야 함을 알기에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교감의 필요성을 늘 느낀다. 결국 수업도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서로를 이해하려고 애쓰며 조심스럽게 떠받들어 만들어 가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실제로 언어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닌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하는 요리수업을 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내겐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인프라를 구축해 두어야 도시를 온전히 발전 시킬 수 있는 것 처럼 사람과의 관계도 먼저 친밀하게 좋은 관계가 맺어 두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깨닫는다.

아이들을 만나면 “요리에 진심인 사람이 진정으로 진실된 사람이다.” 라고 늘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