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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있는 축복 그리고 빨리 잊어버리는 저주

걸상 2020. 6. 20. 20:56
세월의 힘은 놀랍다고 늘 감탄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잊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축복인지를 남편과 마주 앉으면 늘 서로 고백하곤 인정한다. 그런데 또 잊는다는 것은 저주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받았던 수많은 은혜를 너무 쉽게 잊곤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은혜를 가장 빨리 잊어 버리는 것 같다. 또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감격의 도가니 속에 머물러 있었는데 순식간에 잊어 버리곤 한다. 배은망덕하다는 단어가 얼마나 내 생각속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지 놀라곤 한다. 구원의 기쁨을 회복하기 위해 구원의 샘에서 물을 지속적으로 길어 올리는 것처럼 부모님의 은혜를 기억하기 위해 은혜의 샘물을 매일 퍼올려야함을 깨닫는다. 역지사지를 하며 살리라 다짐을 했음에도 내가 그 상황에서 빠져 나와 탈출하면 완벽하게 잊어버린다. 서로 공감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함에도 철저하게 자신의 입장만을 늘 변함없이 고수하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한발자국만 떨어져 바라보면 되는데 그렇게 할 수 있는 깨어있는 사람이 많지가 않는 것 같다. 나를 보아도 그렇다. 딸이고 또 엄마라 양쪽을 다 경험하지만 부모와 자녀사이 중간지점 그 어디쯤을 잘 찾아 지혜롭게 살아 내야 하는 것이 참 어렵다. 스승과 제자, 부부, 친구 모든 관계안에서 상대를 이해하는 지혜를 소유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