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어린순차와 목련꽃차

걸상 2020. 3. 23. 19:15

 

 

어제 오후에 김병욱 선생님의 공방에 가서 차를 만들었다. 남편도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 본다며 신기해했다. 채취부터 시작하였기에 더욱 옹골찬 체험의 시간이었다. 찔레순차와 쑥차와 으름순차도 만들어 맛을 보았다. 같이 동참했었던 교감선생님도 오전부터 가셨었는데 “사람은 이렇게 자연과 더불어 온전하게 하루를 지내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좋아하셨다. 남편도 이젠 차를 만드는 것을 배웠으니 감잎차를 꼭 한번 만들어 보자고 하였다. 차를 만들고 맛 보았는데 -커피를 볶은 후 커피를 내려 맛을 보았는데 내가 원하는 맛 그 이상의 맛이 나왔을때 경험하였던 엑스터시와도 같았었던- 순간들이 생각났었다. 화단에 심을 몇가지 꽃을 주려고 했었는데 잊었다면서 오늘 가져다 주셨는데 화살 나무순차를 또 덖어 가지고 오셨다. 얼마나 맛이 좋은지 감동 그 자체였다. 향도 색감도 남달랐다. 봄에 나는 첫순들로 차를 덖어 먹으니 봄자체를 오롯이 누리는 것 같았다. 긴 겨울을 견디고 딱딱한 나무를 뚫고 얼굴을 내민 햇순의 순수함과 파릇함이 온 몸으로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오늘 카페에 손님들에게도 맛을 보여 드릴 수 있어 좋았다. 인터넷으로 만들어 온 어린순차들을 만든 나무들의 효능을 검색해 보았다. 결론은 장기 복용하는 것 보다 제철일때 적당한 시간동안 어린 순차들이 제맛을 낼때까지 마셔주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얼마전에 만난 분이 목련꽃차가 비염에도 좋지만 체질을 개선해 친한 분이 복용 후 육개월만에 임신을 할 수 있게 되었다던 이야기를 해 주셨었다. 꽃잎들을 널다보니 한잎 한잎이 얼마나 소중하게 여겨졌는지 모른다. 내가 만들어 보니 이젠 차를 듬뿍 뜸뿍 넣어서 우려 낼 수 없을 것 같다. 얼마나 긴시간동안 집중하여서 만들었는지를 알게 되어서다.

 

차를 만들다 보니 문득 강릉에서 재배하여 성공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차나무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