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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걸상 2020. 1. 13. 20:21

 

지난 여름에 작은 아이가 중국으로 들어 갈때 마침 남편이 방학이기도 해서 데려다 주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돌아올 때 마중을 나와 달란다. “알았다!”고 서로 약속을 해 두었었다. 이번에 들어 오면서 비행기표를 예매하기 전에 전화를 주었다. “데리러 올 수 있느냐?”고 하여 “그럴 수 있다”고 하였더니 아이는 밤늦게 도착하는 시간대의 표를 샀다. 작은 아이 덕분에 토요일 오후에 출발하여 큰 아이에게 가서 저녁도 함께 먹고 긴시간 동안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맛있는 커피도 맛 볼 수 있어 좋았다. 자신의 인생을 두개로 나눈다면 대학원 공부를 하기 전과 그 후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힘들어 하면서도 나름 행복해 하고 힘차게 공부 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여 감사했다. 큰 아이는 월요일에 기독교사회의 수련회에 섬김이로 가야한단다. 큰 아이와 헤어진 후 공항으로 갔는데도 시간이 남아 쇼핑도 할 수 있었다. 아이가 도착하기 삼십분전에 공항에 들어가 기다렸는데 도착해서 짐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도 한시간이나 더 기다려야만 했다. 갑자기 비행기들이 한꺼번에 도착하여 사람이 너무 많아 빠져 나오는 시간이 길어졌단다.

 

차을 타고 오는데 말을 너무 재미있게 하여 “너 정말 수다스럽다!”고 하였더니, 친구들이 자기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단다. 우리도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방학이 짧아 올 생각이 없었는데 “와서 명절을 함께 보내자!”는 엄마 아빠의 말을 듣고 표를 예매하고 나니 시간이 갈수록 갑자기 향수병이 커지면서 조바심이 생길 정도로 너무 오고 싶어지더란다. 작은 아이도 중국에 가기 전과 후로 자신의 인생을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큰 아이와 그랬던 것처럼 신앙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배가 고프다고 하여 광주 휴게소에 들렀는데 다행이 음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도 간단하지만 작은 아이와 함께 저녁을 또 먹었다. 열두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좀체로 나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 남편이 강릉휴게소에서 결국 나에게 운전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할 일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진한 커피를 마신 탓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잠도 잘 오지 않았다. 두시간 반정도만 잠을 잔 것 같다. 작은 아이는 얼마나 많이 잠을 자는지 오늘 하루 온종일 그동안 부족했었던 잠을 틈틈이 채워가는 것 같다. 자면 잘수록 온 몸이 아파서 꼼짝도 할 수 없을 것만 같단다. 아침 일찍 안과에 같이 갔었다. 집에 있는 동안 스스로 건강을 잘 관리하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 온지 만 이틀이 안되었는데도 잠을 넉넉하게 자서 그런지 아니면 환경이 맞아서 인지 알 수 없지만 들떠 있었던 피부가 차분하게 가라 앉아서 안정감이 생겨보였다.

 

어제는 어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만두와 가자미 식해와 명란 젓을 챙겨 주셨다. 아이를 외국에 보내니 온가족이 아이로 인해 다채로운 경험을 간접적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오면 좋은데 집중하여 모든 끼니를 챙겨 주어야 하기에 훨씬 더 바빠졌다. 내가 바빠서 어릴적에 제대로 챙겨 주지 못했다는 생각때문인지 내 눈앞에 와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늘 안타까운 마음만 커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