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집에 왔다. 먹고 싶은 음식이 다송 칼국수와 수육과 닭백숙이란다. 1월 2일 점심에는 닭칼국수를 사주었다. 저녁에는 수육을 만들어 주었다. 백숙을 해 주어야 하는데 수퍼에서 살 수 있는 그냥 닭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주문해 두었었던 청계닭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다행이 오늘 오전에 가져다 주셔서 점심때 압력솥으로 백숙을 만들었다. 황기와 통후추와 클로브, 팔각, 양파, 마늘, 생강을 넣어 주었고 월계수잎과 표고버섯, 건다시마를 넣어 주었다. 고기가 얼마나 맛이 있는지 감동 그 자체였다. 고기를 먹으면서 불려 두었던 현미찹쌀을 넣고 압력솥의 남아 있는 국물에 와르륵 끓여 주었다. 저녁식사 때에도 닭다리살을 발라 넣어 새로 끓여 주었다. 큰 아이 덕분에 나도 포식을 하여 행복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에는 아이들이 부모를 그리워하며 살았다면, 아이들이 크니 부모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그리워 하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늙어지면 더욱 더 그렇게 될 것이다. 잘 도착했다고 큰 아이와 통화를 하고 또 작은 아이와 위쳇으로 통화를 하였다. 작은 아이가 올 날이 가까워지니 더 보고 싶어졌다. 자기도 집으로 올 생각을 하니 빨리 오고 싶어진단다. 마침 이번 주 예배시간에 부를 찬양곡이어서 남편과 연습하고 있었기에 <주사랑이 나를 숨쉬게 해>를 아냐고 물으니 작년 십일월까지 청년부 예배 폐회송이었단다. 가사가 마음속 까지 스며드는 위력이 있어 자꾸 입에서 맴도는 곡이다.
닭죽을 담은 그릇은 작년에 강원도예에서 만들어 전시회를 한 그릇이다. 음식을 담아 사진을 찍으니 내가 만들어서 그런지 정감이 넘치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부터 뿌듯함이 올라 왔다. 이젠 일년에 한번씩 호두를 먹어 주는 것 처럼 일년에 한번씩 그릇을 만드는 일이 너무나 소중해졌다. 어떤 그릇을 만들지 늘 고민하게 되고 기다리게 되었다.
남아 있는 뼈에 붙어 있는 고기를 정리하다 보니 만두를 만들어 먹고 싶어졌다. 닭다리살 부분의 고기가 쫄깃하여서 꿩고기 같은 맛이나서다. 고기의 양이 적어서 많이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꼭 만두를 만들어 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