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부분이 발보다 더 낮게 나를 눕혀 놓았다. 윗니와 아랫니부분의 본을 떠야 한다는데 숨이 막힐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 왔었다. 입을 최대한 크게 벌린 상태였는데 기침이 나오며 숨이 안쉬어 지는 것이다. 코로 숨쉬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코로 숨을 쉬었더니 곧 괜찮아졌다. 코로 숨을 쉬는 것은 당연한데 나보고 왜 자꾸 코로 숨을 쉬라고 하는지 그제서야 이해 할 수 있었다. 치과 의자에만 누우면 눈을 꼭 감고 두손을 꽉 잡고 긴장하게 된다. 이빨을 전체적으로 관리 하였던 것은 작은 아이를 낳고서다. 이를 해 주시면서 “수명이 십오년이면 족하다”라고 말씀 하셨었다. 그리고 잊고 살았었는데 한달 전쯤 부터 때운 것이 떨어지고 또 빠지곤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제대로 웃지 못하였었다.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친한 선생님이 빨리 치과 가라고 채근을 하여 예약을 하였고 오늘이 예약한 날이었다. 바쁘기도 했고 이를 만들어 주신 선생님을 찾아 고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수소문을 하느라 미루어지기도 했다. “누구에게 치료 받았냐?”고 물으시기에 말씀을 드렸더니 당신과 동문이시고 선배지만 동갑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신기했다. 이빨과 같은 색으로 만든 오른쪽 부분은 다시 사용해도 될 것 같다시며 다시 붙여 주셨다. 때운 이의 윗 부분이 살짝 떨어진 왼쪽이는 오히려 이가 많이 마모가 되어 다시 본을 뜨고 왔다. 윗니와 아랫니쪽을 다 떠야 했는데 이를 할때 마다 느끼는 것은 치료하고 만들어 주시는 분들과 치료 받는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임을 늘 실감하게 된다. 치과 도구를 사용하여 내 이빨을 갈아낼때 얼마나 불안한지 몸살이 날 것만 같았다. 뒷쪽 날개 죽지와 두어깨와 등쪽이 다 아파왔다. 처음 치료를 받으러 다닐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이십오년이 흘렀다. 차가 없었던 그때 치과에 걸어갔었던 그 길과 시내의 건물은 그대로인데 나만 늙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를 만든지 이십오년이 지난 시점이니 붙어 있던 것들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한데도 미리 겁을 먹었던 것 같기도하다. 신경치료는 하지 않아도 되어 생각보다 공사가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다음 번에는 본을 떠서 새로 만든 것을 붙이기만 하면 되어서 한번만 더 가면 된다고 하여 감사했다.
아침 일찍 갔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수업 준비를 위해 묵호의 빵집에도 약속을 해 두었던 터라 아침부터 스피디하게 움직였더니 오후에 집중하기가 힘들정도였다. 다시마를 넣은 빵도 만들었고 예약손님도 있어서 정신이 없었다.
이를 치료하고 본을 뜨고 하였더니 밥을 먹고 싶은 마음도 없어져서 간단하게 씹기만 하면 될 것 같아 빵만 열심히 먹었더니 졸지에 탄수화물 과잉이 된 것 같다. 무언가를 많이 먹었음에도 허전하다. 김치가 정말 먹고 싶다. 올겨울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가장 따뜻하게 만들어 놓은 카페임에도 오늘은 춥다고 느껴진 날이었다.